올 상반기 외국인들이 한국에 직접투자한 금액보다 회수한 금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 유치에 빨간불이 켜졌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한국에서 지분 10% 이상을 취득하는 직접투자의 경우, 상반기에 유출액이 유입액을 8억8610만달러 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직접투자에서 순투자액(유입액-유출액)이 상반기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1980년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직접투자 순투자액은 지난 1980년 이후 꾸준하게 늘어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 2000년에는 44억5010만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상반기 기준으로 2004년 42억8990만달러, 2005년 31억6380만달러, 2006년 22억6280만달러, 2007년 11억8130만달러로 줄어들더니 급기야 올해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외국 자본이 한국을 이탈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인들의 해외 직접투자 순투자액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내국인들의 해외 직접투자 순투자액은 지난 상반기에 68억18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50억880만 달러에 비해 36.1% 늘어났다. 내국인들의 해외 순투자액은 2004년 18억670만달러, 2005년 21억810만달러, 2006년 33억5600만달러 등이었다.
이에 따라 내국인과 외국인 투자를 합한 직접투자 수지는 올해 상반기에 77억410만달러 유출초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8억2750만달러 유출초과에 비해 2배로 뛰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내국인·외국인이 국내에 유입한 금액보다 유출한 금액이 훨씬 많아졌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에 한국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지분가치가 일정 수준에 이르자 투자한 것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권상희기자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