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의 정보화 꿈나무를 양성하기 위해 실시되는 한국정보올림피아드 경시대회(이하 정보올림피아드)가 문제 유출 의혹에 휩쓸려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달 18일 열린 제25회 한국정보정보올림피아드 경시대회에 참가한 학생의 학부모 5명은 이번 정보올림피아드의 주관기관인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 문제 유출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이 중 학부모 이모씨가 30일 오후 서초경찰서에 민원을 제기했다. 정보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학생은 과학고 입학 시 특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 유출이 사실로 밝혀지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정 학원 모의고사 문제와 같다”=민원을 제기한 학부모 이 모씨는 “과학고에 가려는 아이들은 이 시험을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 번 치르는 것이 관례고 전문 학원에도 다닌다. 대회 참가 학생 중 높은 등수로 수상한 학생들이 주로 A학원에 다녔다. 그 학생들이 대회를 치른 후 A학원에서 먼저 치른 모의고사 문제와 같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5일에 소집된 조교들의 휴대폰도 수거하지 않았고 무선인터넷이 사용가능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제유출 의혹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30일 오후 1시 자신의 아들이 다닌 B학원의 학원장과 함께 서초경찰서를 방문해 이번 대회에서 문제유출이 있었는지를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들은 지난주 행정안전부·한국정보문화진흥원·한국정보과학회(문제출제를 담당한 기관)의 관계자들과 잇따라 만나 장시간 논의했으나 의혹을 해소하지 못했다.
◇“문제 유출은 말도 안 된다”=한국정보문화진흥원 관계자는 “우리는 문제가 사전에 유출되지 않았음을 증명할 증빙자료를 모두 갖고 있다”며 “특정 학원을 거쳐 문제가 유출됐다면 그 학원 출신들이 해당 문제를 모두 맞혔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 출제 의원들이 무선인터넷을 쓰지 말도록 사전에 교육했지만 무선랜카드를 제거토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은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의혹을 제기한 학부모들에게 모든 과정을 설명했지만 납득하지 않아 답답하다”며 “우리도 차라리 규제당국이 나서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문제를 미리 알아 학생들에게 알려줬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A학원 출신은 8명이 응시해 6명이 수상했고,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B학원 출신은 6명이 응시해 3명이 수상했다. 대상(1명)을 받은 학생은 A학원 출신이며, 금상(2명)은 두 학원 출신이 모두 포함됐다. 이번에 의혹을 제기한 이모씨의 아들은 경쟁학원인 B학원을 다녔고 이번 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사실이라면 입학사정까지 일파만파”=이번에 제기된 민원에 수사당국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수사당국이 수사에 나서고 혹시라도 이 문제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해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될 경우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이 대회 수상 특혜로 과학고에 입학한 학생들의 입학을 취소하라는 소송까지 제기될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제25회 한국정보올림피아드 경시대회’는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주관한 행사로 7월 18일 오전 9시 백범기념관에서 초·중·고교생 295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정소영기자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