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회장은 ‘괴짜 CEO’ 순위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 열기구를 타고 세계여행을 떠나는가 하면, 웨딩 드레스 쇼도 벌인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 데 명수인 그가 최근 새롭게 도전한 사업은 우주여행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여객선 모형인 ‘스페이스십2’가 선보이며 우주 관광 시대를 선포한 그는 최근 고도 15.5㎞까지 실어나를 모선 ‘화이트나이트2:이브’를 공개했다. 이미 전 세계 250여명의 예비 우주관광객들이 관광 신청에 나섰다. 계약금 형식으로 버진에 맡겨 놓은 금액도 10만파운드의 비용에 이른다. 우주관광의 1인당 예상 경비는 2억원 정도.
지난 1977년 브랜슨 회장은 버진레코드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버진레코드는 음반뿐만 아니라, 음반을 편안한 분위기에 들을 수 있도록 문화를 팔아 크게 성공했다. 이후 ‘즐거움을 파는 것’은 버진 그룹의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
버진 그룹은 인터넷, 영화배급, 게임소프트웨어 개발, 호텔, 항공으로 진출했다. 계열사만 250개나 넘는다. 이 중 대부분은 돈을 주고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버진이라는 브랜드 사용권과 경영전략을 제공해주고 해당 회사의 주식을 제공받는 형식으로 계열화한 경우다.
특히, 브랜슨 회장이 항공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을 때, 주위의 반대는 엄청났다.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브리티시항공을 비롯한 기존 항공사의 벽을 넘을 수 없다는 충고였다. 그러나 버진항공은 안마 서비스까지 제공해주는 탁월한 서비스 전략으로 영국 2위 항공사 반열에 올랐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브랜슨 회장의 도전 정신 뒤에는 어머니가 있었다. 그녀는 네 살배기 어린 아들을 5㎞ 정도 떨어진 곳에서 혼자 집에 돌아오라고 하는가 하면, 열두 살 때는 80㎞ 떨어진 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집을 찾아오라고 했다.
브랜슨 회장은 이번에 공개한 모선의 이름을 모험심을 길러준 어머니의 이름 ‘이브’를 붙였다. 선천성 난독증에 성적은 최하위, 고등학교를 중퇴한 브랜슨 회장은 말한다. “새로움에 도전하라, 즐거움에 미쳐라!”
류현정기자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