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분뇨, 에너지 황금알로

악취가 진동하는 축산분뇨가 재생에너지계의 신데렐라로 부상했다. 대체에너지 개발붐을 타고 국내서도 축산분뇨로 전력을 생산하는 바이오가스 플랜트 구축이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바이오가스 플랜트는 소, 돼지, 닭의 분뇨를 분해한 메탄가스로 발전기를 돌리는 친환경 발전설비다. 독성이 강한 축산폐수도 플랜트 설비에서 50일 간의 분해과정을 거치면 무해한 액체비료와 전력에너지로 바뀐다. 축산시설이 밀집한 주요 지자체들은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앞다퉈 구축 중이다.

충남 아산시는 다음달 중순 하루 100톤의 축산분뇨,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완공하고 시험가동에 들어간다. 대우건설(대표 서정욱)이 공사한 신형 발전설비는 하루 2800㎾h, 300가구가 사용할 전력을 거뜬히 공급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3월 경기 이천시에 하루 20톤의 축산분뇨를 처리하는 바이오 가스 플랜트를 공급했다. 경기도 포천시는 매일 300톤의 축분(70%)과 음식물 찌꺼기(30%)를 분해하는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2010년까지 민자유치로 완공할 계획이다. 포천시는 환경전문기업 이지바이오(대표 지원철)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세부적인 공사계획을 논의 중이다. 포천시청의 한 관계자는 “관내 1000여 축산농가의 폐수처리를 위해 바이오 가스플랜트를 도입키로 했다. 전력판매를 통한 추가수익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충남 청양군은 지난해 9월 에너지 관리공단, 유니슨(대표 김두훈)과 손잡고 돼지 4000마리의 분뇨 20톤을 매일 처리하는 소규모 바이오가스 플랜트 가동을 시작했다. 시설 운영을 담당하는 유니슨은 바이오가스로 만든 전력을 한전에 팔아 월 200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의 신규 시장진입도 잇따랐다. 현대건설은 발전효율이 크게 향상된 차세대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하반기에 완성한다. 대한주택공사는 에너지 사업처를 신설하고 축산분뇨를 활용하는 신재생 발전설비 영업을 강화했다. 축산분뇨를 원료로 쓰는 바이오가스 플랜트가 관심을 끌게 된 배경은 강화된 환경규제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축산분뇨를 대부분 바다에 버렸지만 국제규약에 따라 2012년까지 축산분뇨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된다. 연간 1000만 톤의 축산분뇨를 처리할 방법이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바이오가스 플랜트는 유독한 축산분뇨를 처리하면서 전력도 양산하니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서 쏟아지는 축산분뇨, 음식물 쓰레기를 바이오가스로 전환할 경우 연간 5000억원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기대한다. 또한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축산분뇨를 처리하려면 바이오가스 플랜트가 유일한 대안이다. 2010년대 후반에는 관련 플랜트 사업규모가 수조원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