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계 2위 `만도` 물동량 향배는…

 글로비스가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2위인 만도의 물동량 재탈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 범현대가인 한라그룹 계열 한라건설은 99년 자금난 때문에 외국기업에 매각했던 만도를 되찾았다. 이에 일부에서 여타 대기업계열의 물류회사가 그룹사 물량을 수주하듯 현대기아차 계열의 글로비스가 만도물량을 수주하는 게 아니느냐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글로비스가 만도 물량을 수주할 경우 범 현대가라는 끈을 내세워 시장을 독식하려 한다는 따가운 시선은 물론 제3자물류를 육성하겠다던 기존 전략과도 상충,비판을 받을 여지가 높아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비스 ‘팔은 안으로 굽는다’ = 현재 글로비스는 1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 모비스에서 나오는 물량도 취급중이다. 만도까지 고객으로 확보할 경우 1,2위 자동차 부품업체의 물류를 글로비스가 독식하게 된다. 글로비스 고위 관계자는 “현재 CJ GLS에서 하고 있는 만도의 물류를 하반기에 글로비스가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만도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인 고 정인영 명예회장이 일군 한라그룹의 상징적 존재였지만 해외 매각됐다. 이로인해 글로비스가 2005년 CJ GLS에 만도 물량을 뺏겼을 때 회사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 물류업계 고위관계자는 “당시 CJ GLS가 만도의 물량을 수주했을 때 (현대)그룹차원에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며 “만도 물량 수주는 글로비스에게는 원래 내 몫을 되찾아 온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 그룹차원에서 볼 때는 수직 계열화로 인한 규모의 경제화를 강고히 할 수 있다는 의미다.

◇CJ GLS 노심초사 = 글로비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CJ GLS는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긴장감을 느끼고 대응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 GLS는 2005년부터 국내 만도공장에서 만든 부품을 현대기아차공장으로 보내는 물량과 만도미주공장에 보내는 물량 등의 수출입물류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CJ GLS관계자는 “만도가 CJ GLS 전체 매출 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며 “특히 3PL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CJ GLS는 지난해 5천19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5억95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두었다. 이중 택배부문과 여타 3자물류부문의 매출은 4대 6수준이다.

 지난 2005년 만도 물량 수주는 지금은 퇴직한 CJ GLS 장모 상무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장 상무는 1982년 삼성그룹 공채 출신으로 웅진그룹 대행 전체 물류를 수주하는 등 화려한 실적으로 물류업계의 ‘여걸’로 통했다.

 ◇ 3자 물류냐 2자 물류냐 = 이번 만도 물량수주전으로 3자물류업체에 대한 논란도 재점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2조 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국내 1위 물류업계 글로비스의 경우 3자 물류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받을 수 있는 종합물류기업 인증을 받았다. 글로비스 관계자는 “현재에는 2자 물류비중이 높지만 3자 물류 비중을 계속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도물량을 수주하는 경우 결과적으로 2자 물류 비중을 높이게 돼, 그간 취했던 모양새와 배치되는 행보다. 물류업계 고위관계자는 “글로비스와 같은 대형물류업체들이 물량을 다 들고 가면 나눠 먹을 수 있는 파이가 적어진다”며 “이는 중소물류업체들이 저단가 경쟁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 물류업계가 선택적으로 육성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페덱스,DHL 같은 대형 물류업체들에 비하면 국내 물류업체의 규모가 뒤처지기 때문이다.

정진욱기자 cool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