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가 희망이다] 이지넥스

[中企가 희망이다] 이지넥스

 “근거리 무선 통신은 우리에게 맡겨라.”

 이지넥스(대표 임영국)는 근거리 무선 통신을 바탕으로 무선 카팩, 무선 헤드세트 등을 제조하는 업체다. 이번 달로 설립 만 2년을 맞은 신생 기업이지만 기술력과 제품 품질은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

 이지넥스가 회사 창립 이래 제품 기획 및 디자인에서 개발,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전담해 처음으로 내놓은 제품은 무선 카팩 ‘ENA-7000’이다. 지난해 5월 출시한 이 제품은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답게 통통 튀는 디자인에 재미있는 발상을 가미했다. 세계 최초로 충전식 내장 배터리를 사용해 한 시간을 충전하면 여덟 시간 넘게 사용할 수 있다. 입력 음원이 없으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는 절전 기능을 더했다. 또 음악을 듣다가 전화가 오면 핸즈프리로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주사위 모양의 깜찍한 디자인이다. 지난해 11월 ENA-7000은 최소형 제품 벤처디자인상을 받았다. 가로·세로·높이가 3㎝를 넘지 않는 이 깜찍한 무선 카팩은 손에 얹었을 때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 내비게이션뿐 아니라 MP3플레이어, PMP, 전자사전 등 FM 라디오를 지원하는 대부분의 소형 전자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지넥스는 100% 국내 생산으로 품질을 끌어올려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업체와 차별화를 꾀했다. 품질을 인정받아 삼성 디지털프라자, 농협 하나로마트, 교보문고 등에 입점했으며 내비게이션 업체 파인디지털에도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지넥스는 올해 하반기 ENA-7000에 블루투스와 MP3플레이어 기능을 더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블루투스 기술은 다른 기기와의 호환성을 더욱 높이고, MP3플레이어 기능으로 사용자들이 차 안에서 음악을 더 쉽게 들을 수 있다. 신제품 또한 전작에서 보여준 디자인 감각을 발휘해 세상에 없던 디자인을 보여줄 생각이다.

 이지넥스는 최근 집 안에서 전등 스위치 또는 작은 가전의 전원을 무선으로 제어하는 홈네트워크 쪽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음성뿐만 아니라 동영상을 무선으로 전달하는 기술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비디오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임영국 이지넥스 사장은 “최종적으로는 하나의 기기에서 곧장 다른 기기로 음성 및 영상을 전송하는 모듈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며 “무선 근거리 통신 분야에서 일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임영국 사장 인터뷰

 “10년을 내다보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10년 뒤 나스닥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차근 차근 회사의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임영국 사장의 꿈은 이지넥스를 글로벌 중소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국내 시장만 집중해도 먹고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좁은 국내에서 생존만을 위해 다투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꿈을 갖고 시작한 중소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습니다.”

 이지넥스는 회사 창립 초기부터 세빗(CEBIT), 이파(IFA), 홍콩 IT쇼 등에 꾸준히 참가하며 제품을 소개해왔다. 내년에는 미국전자전(CES)에 ENA-7000과 올해 내로 선보일 신제품을 출품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ENA-7000은 개발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CDMA, GSM 방식을 모두 개발했다. 작은 기업이지만 국내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임 사장의 확고한 의지 때문이다.

 이미 그 꿈은 틀을 잡아가고 있다. 이지넥스는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이란, 중국, 요르단, 카자흐스탄 등 9개국에 연락사무소를 갖고 있다. 현지 파트너와의 관계를 다지며 꾸준히 신뢰를 쌓은 덕분이다. 그 가시적인 성과로 이르면 다음달 프랑스에 1만대가량을 수출하게 됐다.

 최근에는 미국 진출을 위해 뉴욕에 연락사무소를 세우고 직원을 파견했다. 임 사장은 직원을 공항에서 배웅하며 “미국 시장을 뚫지 못하면 돌아올 생각을 말라”고 엄포를 놨단다.

 “블루투스, RF방식 등 사람들이 근거리 무선 통신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이지넥스를 떠올리게 만들겠습니다.” 임영국 사장은 미래의 글로벌 중소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하나씩, 작지만 단단하게 기본을 쌓아가고 있었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