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지방산업단지로 지정된 성서 4차 산업단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소재금속·전기전자·휴대폰 부품 분야 등 철저히 IT업종에 특화된 산단이다.
총 43만3000㎡ 용지에 33개 기업이 입주한 이곳은 지난 2006년 33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는 7650억원, 올해는 약 876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조성을 마친 성서 4차 단지는 차세대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IT와 자동차 부품·전기전자를 중심으로 집적화단지를 조성하고 첨단산업단지의 면모를 하나씩 갖춰가고 있다.
성서 4차 단지는 입주 당시 대구의 산업용지 분양사상 최고 경쟁률인 57 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당시 분양 가격이 도심에 위치한 산업단지 가운데 비교적 저렴했기도 하지만 교통 접근성이 좋고 인력 확보가 쉬운데다 기업 지원기관이 집적돼 있다는 장점이 작용했다.
실제로 성서 4차 단지는 대구시가 위천국가산업단지 조성이 무산된 후 10여년 만에 신규 공급한 단지로 산업용지 수요가 폭증하고 있을 때였다. 특히 교통 접근성은 도심과는 자동차로 20분, KTX를 이용할 수 있는 동대구역과는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인접해 있다. 그 외 남대구IC, 지하철 1·2호선과 10분 내에 위치해 있고 인근 달성산업단지 등 주변 산단과의 연계성이 좋아 기업 비즈니스를 위한 최적의 입지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서 4차 단지는 아울러 기업 협력 및 지원기관의 집적지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4차 단지 인근 성서 1∼3차 단지에는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등 자동차 부품 및 IT 관련 혁신 지원기관이 들어서 있다. 이들은 인근 기업들의 연구개발(R&D)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원은 물론이고 산·학 공동 개발을 통해 산업화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또 인근 계명대학교에는 기계자동차공학과와 저공해자동차부품기술개발센터(RIC), 예측설계 기반 전자화자동차부품 지역혁신센터(RIC)가 성서 4차 단지 내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이 4차 단지 내에 청사를 신축해 준공식을 하고 본격적인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신축된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은 시험동과 특수시험동을 갖추고 기업들의 다양한 시험평가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올해 말에는 전기전자·자동화기기 등 첨단제품 개발에 필수항목인 국제 규격 수준의 전자파 접합성(EMC) 시험동을 개소할 계획이다.
입주기업들도 최근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자동차용 에어컨 컴프레서 전문기업인 범서정공(대표 남기수)은 끊임없는 R&D를 통해 현재 알루미늄 코일과 모터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자동차 분야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공작기계 및 산업용 로봇 전문기업인 맥스로텍(대표 김인환)도 최근 무쏘와 코란도 조립라인을 갖고 있는 러시아 타가즈사와 엔진 몸체 핵심 부품인 실린더 블록 105만대 가공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업체는 러시아 수출이 본격화될 내년에는 매출 28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서 4차 단지 입주기업 중 쉘라인(대표 이상호)은 창업 6년 만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기록을 세웠다. 세계 최초로 반자동 슬라이드 기술을 개발한 쉘라인은 앞으로 휴대폰뿐만 아니라 디지털카메라와 화장품 케이스 등에도 슬라이드 기술을 적용해 제품 공급을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4차 산업단지는 이처럼 병원 및 약국 조제 자동화시스템 전문기업 제이브이엠, IPTV 전문기업 새로닉스, 휴대폰 모듈업체인 대호MMI, 자동차부품기업 한국파워트레인 등 첨단기업들이 모여 성서 3차 및 상용차부지와 더불어 대구 첨단산업을 이끄는 산단으로 자리 매김했다.
◆에이스전자
모터 및 모터생산 자동화설비 전문기업인 에이스전자(대표 박계정 www.aceace.co.kr)는 지난 1981년 설립, 27년간 모터 관련 제품에 승부를 걸어온 벤처기업이다.
지금까지 모터 관련 기술 국내외 특허만 50여종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모터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는 셈이다. 전동기 로터의 절연코팅 장치, 아마츄어 퓨징머신의 후크, 아마츄어 코일 와인더, 타이어 변형 에너지를 이용한 전기자동차 충전용 발전기 어셈블리 등 새로운 모터 관련 기술을 향한 연구개발(R&D)은 끝이 없다.
1998년 벤처기업 등록에서 시작해 2000년 수출 유망중소기업 선정, 2003년 부품소재 전문기업 선정, 2006년 독일 뉘른베르크 국제 발명전 금상 수상, 2007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전 금상·은상·특별상 수상 등은 지속적인 R&D로 일궈낸 에이스전자의 업력이다.
특히 지난해 중순 개발한 타이어 변형 에너지를 이용한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BLDC모터(Blushless DC Motor) 및 자가발전장치는 기존 모터의 개념을 뛰어넘어 전기자동차 발전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계정 에이스전자 대표는 이 발명으로 독일 뉘른베르크 발명품 전시회와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전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전기자동차용 BLDC모터는 다중의 구조로 같은 출력의 기존 모터보다 크기가 작고 다른 제품에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에이스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최근 전기스쿠터업체와 협력해 초강력 전동스쿠터를 개발했으며 이르면 이달 말쯤 출시할 계획이다. 170㎏의 중량으로 경사가 22도인 오르막에서도 시속 20㎞로 주행할 수 있는 강력한 모터를 지니고 있으며, 한 번 충전으로 100㎞ 연속 주행이 가능하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모터사이클 가운데 기름이 적게 드는 스쿠터의 시장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에이스전자의 전동스쿠터는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계정 사장은 “앞으로도 첨단 모터 개발을 통해 전동스쿠터는 물론이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에이스전자는 전동스쿠터를 기반으로 올해는 지난해(70억원)보다 두 배 가까운 12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쉘라인
쉘라인(대표 이상호 www.shell-line.com)은 휴대폰 힌지 모듈 개발 및 제조 전문업체로 지난 2001년 설립 이래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혁신으로 매년 두 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쉘라인은 자체 기술력으로 세계 최초로 반자동 슬라이드 힌지 모듈을 개발했으며 주력인 플라스틱 사출형, 일체식 은폐형 등의 슬라이드 힌지 모듈 외에 다양한 기능성 힌지를 개발·양산해왔다.
반자동 슬라이드 힌지 모듈 기술은 휴대폰을 절반 정도 밀고 나면 이후에는 힘을 주지 않아도 자동으로 밀리는 기술이다. 이 기술로 개발한 힌지는 전량 삼성전자에 납품, 매년 매출 성장률은 70%에 달할 정도다. 현재 수원의 기술연구소, 구미에는 생산설비를 갖췄고 지난해 말에는 중국 톈진에도 대량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쉘라인은 지난해 11월 창업 6년 만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최연소 상장이라는 기록 외에 휴대폰 부품업체로서는 최초, 삼성전자 단일기업에 납품하는 부품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상장한 업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 3월에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박람회인 2008 세빗에 참가, 유럽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열기도 했다. 박람회에서 쉘라인은 기존 성형 사출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이중사출 공법을 적용한 두께 1㎜ 이하의 초박형 휴대폰 케이스 제품을 선보여 현지 기업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 기술은 두 겹으로 이뤄지는 이중사출 케이스 성형 두께를 1㎜ 이하로 유지함으로써 기존의 이중사출 공법으로 구현할 수 있던 최소 두께의 한계를 뛰어넘어 초슬림 모바일 단말기기 및 전자기기 시장에 적절한 기술이다.
이상호 사장은 “반자동 슬라이드 기술을 디지털카메라와 화장품 케이스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쉘라인은 현재 휴대폰 관련 57건을 특허 등록했고 31건은 특허출원 중이며 8건의 국제특허를 출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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