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택배함 보급 `스피드 업`

 무인택배함 설치 대수가 빠르게 늘 전망이다.

 무인택배함은 서울 지역의 신축 주상복합 건물과 상대적으로 고가에 속하는 아파트에 설치되던 게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경기도 신도시와 지방 광역시 등에서 건설되는 아파트에도 보급이 늘고 있다.

 물동량이 늘어나며 대한통운·현대택배·CJ GLS·한진 등 메이저 택배업체와 무인택배 전문업체와의 짝짓기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4일 택배업체와 건설업체 및 무인택배 전문업체에 따르면 내년까지 무인택배함이 설치될 세대 수가 누계로 9만∼11만세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경기와 원자재 가격 변화로 인한 택배함 제조 단가의 변동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현재 무인택배함 구축이 진척되는 속도는 이를 가능케 한다.

 2004년에서 올해 말까지 무인택배함이 설치되는 세대 수가 통틀어 3만∼4만세대인 점과 비교하면 무려 3∼4배나 많다.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이지라커(공동대표 박철원·이범달)가 내년에만 무인택배함을 설치할 세대 수는 약 6만5000세대. 헤드(대표 이재용)도 내년에 울산과 경기 신도시에 건설되는 신축 아파트 1만여세대에 무인택배함을 설치한다.

 이로 인해 무인택배함 시장 가격도 낮아졌다. 분양단가에서 무인택배함이 선택 품목으로 들어가는 소비자가격이 현재 2004년에 비해 약 20% 가량 하락한 상태다.

 이범달 이지라커 공동대표는 “지금은 새로 건설하는 아파트에 디지털도어록이 기본 설치 품목으로 들어가지만 과거에는 선택 품목이었다”며 “수요가 늘어나며 규모의 경제효과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무인택배함도 아파트 입주시 기본 품목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택배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무인택배함업체와 독점적으로 제휴하는 경우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인택배업체 입장에서도 고객이 C2C(개인-개인)로 물건을 발송하는 경우 독점적으로 특정 택배사와 제휴를 맺는 게 서비스에 유리하기 때문. 이미 헤드가 한진과 제휴를 맺었고, 이지라커 역시 아파트 내 무인택배함 C2C를 전담할 택배사를 선정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이지라커 관계자는 “현재 메이저 4사 등과 논의 중이며 올해 하반기에 무인택배함을 맡을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