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테마캠프, 방학동안 과학영재 키운다

  “은박지와 스테인리스 국자, 소금물, 그리고 여러분이 직접 인간 전지가 될 수 있어요. 한번 해볼까요?”

6일 오전 10시 서울 구로구 궁동에 위치한 세종과학고등학교 장영실관 2층 과학실험실에서는 방학임에도 실험이 한창이다. 지난 4일부터 서울중등화학교과연구회가 주관하는 과학테마캠프가 열리고 있기 때문. 서울 시내 각 중학교에서 모인 40여명의 학생들이 ‘인간 전지’를 만들어 보자는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소금물에 손을 담근 뒤 알루미늄 호일과 스테인리스 국자를 잡고 실험 중이다. 호일과 국자에 연결된 전류계 눈금이 움직이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나온다. 캠프에 참가한 신반포중 정수민(16)군은 “과학캠프가 재밌다는 소문을 들고 참여하려고 직접 찾아가 이야기했다”며 “여기 오니 실험을 맘껏 할 수 있어서 좋다. 어려운 내용도 실험을 통해서 하니 재밌다”고 말했다.

서울시 교육청이 주관하는 ‘과학테마캠프’가 과학 실험에 목마른 청소년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과학교육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시작된 이 캠프는 매년 여름방학 때 진행되는 것으로 서울 시내 과학 관련 교과연구회를 대상으로 공모·신청을 받아 프로그램과 실험 학교를 서울시 교육청이 선정한다.

학교 별로 1주일씩 열리는 과학캠프는 대학에서나 배울 수 있는 전문 내용을 배울수 있고 실생활과 접목된 강의가 장점이다. 물리, 생물 등 23개 교과 연구회가 참가하는 ‘2008년 과학테마캠프’도 환경보호와 미래 에너지, 기본 화학 이론, 물리 등 과학 전 분야에서 과학체험활동을 통해 학교 수업시간에 체험하지 못한 실험, 진로 안내 등 과학영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흥미를 유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함해성 서울시교육청 장학관은 “올해의 경우 예년에 비해 예산이 다소 줄었지만 20∼25개 테마로 나뉜 프로그램은 보다 탄탄해졌다”며 “아이들의 호응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보다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사들도 열성적이다. 과학캠프에 선정된 연구회엔 400만원의 지원비가 나오지만 필요 기자재를 구입하고 나면 교사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없다. 교사들이 개인 시간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자발적으로 자원 봉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중등화학교사연구회 김보연 교사(29·고척중학교)는 응용실험과 이론 그 사이에서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수업을 진행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과학에 관심있는 아이들이 모여있다 보니 수업이 훨씬 더 활기차다”며 “보다 많은 학교에서 진행해 과학분야에 도전하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