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후손을 위해 전기차가 마음껏 달릴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석유문명에 의존한 교통체계는 오래 존속할 수 없어요.”
원춘건 그린카 클린시티(GCC) 대표(53)는 요즘 관심이 높은 전기차 보급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6월 구성된 GCC컨소시엄은 국내 22개 전기차 관련업체가 모여 전기차 보급에 필요한 제도적 인프라, 기술협력을 활발히 추진하는 협의체다.
원 대표는 방송국 PD출신이다. 전기차와 관계가 없던 그가 어떻게 이 쪽에 발을 들여놓았는지 궁금했다. 그는 우연히 이스라엘정부가 추진하는 전기차 보급계획 기사를 본 후 전기차 보급사업을 하자고 결심을 하게 됐다.
“해외 선진국들은 정부가 나서 전기차 도입을 적극 지원하는데 비해 국내 전기차 기업들은 찬밥 신세더군요.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려면 전국 전기차 업체들의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노력으로 시작된 GCC컨소시엄은 지난 6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첫 공식회동을 갖고 한국형 전기차량 두 모델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참여기업 중에 내로라 하는 배터리, 콘트롤러, 모터 전문업체들이 많아 한국형 전기차의 표준화와 공동개발에 가속이 붙고 있다. 연말까지 GCC가 선보일 전기차는 시속 130㎞까지 달리는 고성능 차량과 시속 70㎞ 이하의 중저속 차량(LSV)으로 구분해 정부의 전기차 보급사업에 곧바로 투입된다. 정부도 이같은 움직임에 호응해서 제주도 전기차 시범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기자동차 업계는 지난 10년간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악전고투를 해왔습니다. 이제는 전기차 확산을 위해 민간업체의 기술개발은 물론 법과 제도를 고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그는 올해 숙원사업으로 전기차가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교통법 체계를 바꾸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배기량 기준으로 차등급을 나눈다. 전기차는 어떤 규정에도 속하지 않아 보험가입은 물론 세금문제도 해결이 어렵다. 그는 법제도부터 정비해야 소비자들이 마음 놓고 전기차를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GCC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스라엘의 프로젝트 베터플레이스와 같은 전기차 충전망을 전국 곳곳에 설치하는 겁니다. 전기차 보급은 경제성을 넘어 기본적으로 사람이 살자고 하는 사업입니다.”
원대표는 서울시도 전기차 보급사업에 큰 관심을 보여 GCC와 공동사업을 본격 협의할 예정이라며 전기차 사업에 IT업계의 많은 참여를 촉구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