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미 대통령선거가 끝난 11월 5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이른바 ‘레임덕 섹션’에 ‘집중적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 대통령이 한미 FTA 의회 비준 처리 시기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시 미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의 3차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 미 의회 비준처리와 관련, “의회와의 관계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크리스마스 휴가 때까지 레임덕 섹션이 있다. 이때 집중적으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백악관 간 FTA 의회 비준처리를 위한 접촉도 강화된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미국 백악관 측에서 의회문제를 담당하는 조슈아 볼턴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리나라 정정길 대통령 실장이 향후 한미 FTA에 대해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이날) 청와대 칵테일 미팅 때 두 분께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고 밝혔다. FTA 비준처리와 관련해 고위급 협의채널이 형성됨에 따라, 조만간 양국은 워킹그룹을 만들어 사안별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이 FTA 비준 처리 시점을 ‘레임덕 섹션’으로 언급함에 따라, 우리 국회의 비준처리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 날 양국 정상은 한미 FTA 조속비준 노력 외에 국제 달탐사 네트워크 사업 추진, 국제 우주정거장 공동실험연구 등을 골자로 하는 한미 우주항공 분야 협력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이에 따라 달탐사를 위한 ‘국제 달 네트워크(ILN:International Lunar Network) 사업과 국제우주정거장 공동실험·연구를 위해 내년 초까지 교육과학부와 나사(NASA) 간 우주협력공동의향서 서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밖에 공동성명에는 △연내 한국인의 미국 면제 프로그램(VWP) 가입 △북한 핵신고서의 완전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철저한 검증체계 수립 △북한의 비핵화 3단계 조치를 통한 핵무기·핵계획의 완전한 포기 이행 △범세계적 기후변화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노력 △테러리즘, 대량살상무기(WMD), 초국가적 범죄, 에너지안보위협 대처를 위한 긴밀한 협의 등에도 합의했다.
양 정상은 “양국 간 전통적인 우호관계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미동맹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으며 북핵문제의 조속한 해결과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새로운 평화구조 창출을 위해 양국 간 전략적 공조와 협력을 일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상룡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