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e & Biz](30) 박준태 한화기술금융 사장

[Wine & Biz](30) 박준태 한화기술금융 사장

 “와인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이 와인을 볼 때마다 다시 자리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박준태 한화기술금융 사장은 와인을 즐기는 진정한 고수는 좋은 와인을 마시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와인을 보면 그 와인을 함께하고픈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지론을 펼쳤다. 사업에서도 마찬가지. 함께 일했던 사람 중 프로젝트마다 꼭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연한 기회에 학교 선후배로 구성된 와인 모임에 가입한 박 사장. 주로 대기업 CIO와 외국회사 임원들로 구성됐던 이 모임에서 와인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 와인으로 남을 도울 수 있게 됐다.

 “두 달에 한 번씩 그날의 주제에 따라 와인의 내역과 등급, 도메인 등을 공부하고 시음하지요. 맛과 향, 색 등에 대해 서로 의견을 피력하며 즐깁니다.”

 열심히 노력 중인 그지만 하루만 지나면 듣고 느꼈던 지식이 사라진다고 웃는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기억 저편에서 맛보았던 와인이 조각으로 떠오를 뿐 정보와 내용들은 어느새 기억에서 사라진다고 말한다.

 “와인을 공부해 무공을 높이려던 것에서 비롯되는 거죠. 그래서 요즘은 그냥 지식을 쌓는다거나 공부한다는 자세를 버렸습니다. 사실 그런 것이 와인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지요. 이제는 그냥 세상 사는 이야기를 들으며 즐겁게 마십니다.”

 인터뷰를 한 날도 박 사장은 좋은 사람들과 와인을 두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가 추천한 와인은 ‘예술과 와인’의 주제를 떠올리게 하는 스페인산 ‘미로스 데 리베라 크리안사(Miros de rivera Crianza) 2002’였다. 이 와인은 강렬한 스페인의 태양과 밤 동안 추운 날씨를 이겨낸 포도로 만들어져 그 품격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 와인은 스페인의 유명한 예술가인 마크 제수스와 글로리아 무노즈가 창조해낸 우아하면서도 정열적인 라벨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화가는 이 와인을 마시고 느낌 그대로를 라벨로 완성시켰어요. 라벨에 와인의 특색이 그대로 묻어난다고 할 수 있지요.”

 박 사장은 와인에 얽힌 라벨 설명에 눈을 반짝거린다. 아마 이 와인은 인터뷰를 하며 마셔 더욱 기억이 날 것 같다고 미소를 보낸다.

 “모두가 와인을 배울 필요는 없습니다. 눈을 가리고 와인의 맛을 비교하는 테스트를 해보면 가격과 선호도는 일맥상통하지 않아요.”

 그는 “와인을 잘 알면 남에게 알려주는 즐거움이 있어 좋고, 모르면 남에게서 배우며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어 좋다”며 와인과 함께하는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보라고 조언했다.

  김인순기자 insoon@

 

 

박준태 사장의 추천와인

와인: 미로스 데 리베라 크리안사(Miros de rivera Crianza)

빈티지: 2002년

생산국 및 지역: 스페인

종류: 레드(red)

포도품종: 템프라니오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