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은 왜 신용불량 국가가 되었을까?
찰스 R. 모리스 지음, 송경모 옮김, 예지 펴냄, 1만3800원.
미국 경제 위기의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 이 책은 닉슨부터 부시에 이르기까지 자유 시장에 대한 맹신이 오늘날 위기의 시작이라고 통렬한 비판을 가한다.
아무런 규제가 없는 자본 시장은 카지노 판에 불과하다는 것. 이런 시장에서는 약삭빠르고 파렴치한 자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고 부를 고착시킨다. 시장을 맹신한 미국의 문제점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각종 규제 완화와 파생 금융 상품 및 구조화채권의 출현으로 금융 당국의 감독에서 벗어난 사각 지대가 너무나 많아졌다는 점이다. 은행에서 수천 억 달러의 자금이 어떻게 대출되는 지도 알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둘째, 고도로 세분화한 금융시장에서 다양한 종류의 대리인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 대리인이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존재가 되면서 미국의 신용 붕괴를 더욱 부채질했다.
마지막으로 수학적 도구에 투자 의사 결정을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 책은 미국을 금융 시장의 모범으로 추앙해 온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