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死: 피의 중간 고사
올해 한국 공포 영화들이 자취를 감춘 가운데 ‘고사: 피의 중간 고사’가 여름 호러물로는 유일하게 개봉된다.
중간 고사 기간 이나(남규리)는 폐허가 된 학교에서 귀신을 피해 발버둥치는 악몽을 꾸고 모범생 조범은 귀신이 나타나는 망상에 시달린다. 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 학교에서는 수능을 앞두고 전교 1등부터 20등까지 모아 특별한 수업을 시작하고 국어 선생인 창욱(이범수)과 영어 선생인 소영(윤정희) 등이 이들을 맡게 된다.
그러나 특별한 수업 첫날, 스피커를 통해 괴이한 방송이 흘러 나온다. 내용인 즉, 중간 고사를 다시 볼 것이며 문제를 풀지 못하면 한 명씩 죽게 된다는 것이다.
제목에서 보듯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중간고사다. 영화는 한 문제가 끝날 때마다 사망자의 이름과 시간을 자막으로 보여준다. 실제 중간 고사에서의 1교시, 2교시처럼 말이다.
게다가 이 영화는 학교라는 폐쇄된 공간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청소년들이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인 학교에 공포를 밀어 넣으면서 이들의 삶 전체를 밀실의 공포로 인도한다.
피의 중간 고사는 감각적인 화면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보아, SG워너비 등 국내 최상급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창이 감독은 이 영화의 각본을 직접 쓰고 데뷔했다. ‘고사’에서 그는 자신의 장기를 사려 감각적인 영상을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정훈기자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