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거래소가 올해부터 야심차게 추진하던 해외 기업 국내 증시 유치가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7일 증권선물거래소(KRX)에 따르면 올초부터 이날까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외국기업은 단 3개 업체가 상장한 데 그쳐 해외 기업 국내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초 KRX는 아시아 금융허브로 도약한다는 취지 아래 지난 4월 베이징에 사무소를 여는 등 의욕을 보이며 내년까지 해외기업 50개 유치를 공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올해 적어도 20여개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돼야 하지만 상반기 해외기업 유치 실적을 보면 이를 달성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마저도 코웰이홀딩스는 지난해 상장심사를 통과해 올해 1월 코스닥에 상장한 업체여서 엄격히 따지면 올들어 유치한 외국기업은 2개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상반기에 올해 목표치의 10분의 1밖에 채우지 못한 것이다.
해외기업 유치는 하반기 증시 상황이 불투명해지면서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난달에는 증시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국내 기업조차 무더기로 상장철회와 연기를 했고 8월에는 IPO 예정기업이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상장심사를 마친 외국기업도 상장을 연기해 거래소로선 해외기업 유치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이던 연합과기공고유한공사(이하 연합과기)다. 연합과기는 수요예측 결과 적절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없게 됐다며 공모연기를 선언함으로써 네번째 외국기업 유치도 무산됐다.
그나마 최근 티스퓨처와 네프로아이티가 상장 심사를 의뢰한 상태여서 코스닥에 하반기 상장가능성이 높은 것이 위안거리다.
거래소 상장유치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증시가 어려워지며 전세계적으로 IPO시장이 전년대비 60%나 줄어들었고 당초 기대했던 중국기업 유치도 중국 정부가 해외상장을 법으로 제한하고 있어 목표치 달성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KRX는 당초 목표로 세웠던 해외기업 유치를 위해 다양한 유인 방법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조재두 상장제도팀 총괄팀장은 “국내 투자자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방향에서 한글로만 표시 가능했던 공시를 영문도 허용하는 것을 검토해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기업 이외에 일본이나 동남아 기업유치도 적극 유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일단 그간 KRX가 해외 사업을 추진했던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이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 팀장은 “이미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중국의 20여개 외에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의 우량 국영기업 유치 등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 해외기업 유치에도 탄력이 붙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