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기업의 `반사이익`

  한때 삼성전자의 노트북용 LCD 백라이트유닛(BLU) 최대 공급사였던 우영이 지난 3월 부도를 맞으면서 다른 BLU 업체들이 그 수혜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LCD 패널 시장 호황에 힘입어 BLU 업계 전반적으로 공급량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우영의 중소형 BLU 공급량을 이어받은 게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중소형 BLU 전문업체인 이라이콤(대표 김중헌)은 최근 2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액 553억원과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보다 각각 14.88%, 33.38%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박한 마진구조에 시달리는 BLU 업계로선 이례적으로 이익율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3.1% 수준에서 3.6%로 0.5% 포인트나 높아졌다. 이라이콤의 실적 개선은 우영의 생산량 일부를 물려받은 점도 한몫했다. 이라이콤은 우영 부도 직후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에 공급하는 물량 가운데 월 70만개 가량을 넘겨받았다. 지금은 삼성전자에 월 400만개 이상의 중소형 BLU를 공급한다.

한울정보기술(대표 백운호)도 수혜 업체다. 이 회사는 우영의 중소형 BLU 공급물량 가운데 월 80만대 가량을 물려받아 삼성전자에 납품을 시작했고, 현재 월 500만대 규모까지 늘렸다.

수혜를 스스로 외면한 기업도 있다. 한때 우영의 휴대폰 BLU 공급량의 50%를 가져갔던 하이럭스(옛 나모텍)는 경영진의 배임·횡령사태와 법정 공방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이 회사는 우영 부도 직후 삼성전자에만 월 120만대 가량을 공급했지만 최근 불거진 내홍탓에 공급물량이 월 50만개까지 줄었다. 근래 사명도 나모텍에서 하이럭스로 바꾸고 분위기 쇄신에 나서면서 다소 회복하는 분위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BLU 공급 물량이 줄어든 게 사실이지만 최근 거의 예전 규모를 회복했다”며 “앞으로도 공급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영은 지난 3월 부도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4월부터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채무동결 상태로 법정관리 인가 여부는 오는 연말께나 이뤄질 예정이다.  

안석현기자 ahngi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