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리서치센터 역량 강화를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IB 업무능력 강화를 위해 홍콩에 리서치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홍콩)과 우리투자증권(베이징)에 이어 세 번째다. 이처럼 대형 증권사들은 해외 리서치센터 설립이나 인수합병(M&A)으로 자통법을 대비하는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능력 있는 애널리스트 영입을 통한 리서치센터 특화로 맞서고 있다.
◇글로벌 IB라면 리서치센터 필수=자본시장 확대에 맞춰 다양한 IB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리서치를 통한 정확한 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금융사들은 투자할 때 어떤 업종과 종목이 유망할지, 어떤 선택을 해야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등을 판단한다.
미국 내 유명 IB들이 서브프라임 사태로 큰 손실을 봤음에도 유독 골드만삭스만 위험을 비켜갈 수 있었던 것은 리서치센터의 시장 분석 덕분이다. 또 상품시장 선점을 통해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도 리서치센터가 제 역할을 했기에 가능했다.
◇리서치센터는 파격적 실험 중=리서치센터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 역량, 즉 ‘맨 파워’가 핵심이다. 또 애널리스트들이 좋은 분석 보고서를 내기 위해서는 리서치센터 시스템이 중요하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리서치센터를 설립하면서 ‘공동 센터장(Co-Head)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두 센터장 업무 분담을 통해 시너지 극대화를 노린 것이다. 사실 공동 센터장 시스템을 먼저 도입한 쪽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3월부터 리서치센터를 김학주, 유재성 공동 센터장 체제로 운영해오고 있다. 공동 센터장 시스템은 기존의 관행으로 볼 땐 파격적 실험이다.
두 증권사의 공동 센터장 시스템은 완전히 다른 기능을 목표로 고안됐다. 김학주 삼성증권 센터장은 주로 시황을 담당하며 국내 경제를 맡고, 유재성 센터장은 인사, 교육, 예산 등 리서치센터 살림을 담당하면서 해외 경제를 담당한다. 반면에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리서치센터는 두 명의 센터장이 투자전략과 기업분석 부문으로 나눠 총괄하게 했다.
◇센터장의 ‘시황분석’ 중요성 부각=리서치센터의 수장인 센터장들의 시황 분석 능력도 강화하는 추세다. 센터장이 대외적으로 내놓는 시황분석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이름을 날렸던 유명 ‘스트래지스트’ 출신 중 현재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맡고 있는 연구원도 많다. 홍성국, 김영익, 윤세욱, 서명석, 조익재, 이종우 센터장 등이 대표적이다. 센터장이 부각되면 그가 이끄는 리서치센터도 덩달아 후광효과를 본다. HMC투자증권이 리서치센터를 신설하면서 이종우 센터장 영입에 공을 들인 것도 그 때문이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센터장은 “과거에는 시황 담당 애널리스트 급여가 비교적 적어 인기가 없었지만 최근에는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일반 산업섹터 출신 센터장들도 시황 분석에 부쩍 관심을 쏟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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