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창조경영`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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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 경영을 현장에 접목해라.”

 삼성전자가 해외 주요 법인을 중심으로 ‘창조 경영’ 실천에 발벗고 나섰다. 삼성은 전사 차원에서 지난 5월 이윤우 부회장이 취임과 함께 경영 모토로 내세웠던 창조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세부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윤우 부회장은 특히 최근 글로벌 총괄 사장단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08년 법인장 회의’에서 창조 경영의 정확한 정의를 내리고 세부 실천 사례를 공개했다. 또 해외 법인별로 창조 경영을 위한 세부 과제를 발굴해 나갈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내부에서만 공유하는 비공개 내용이지만 구두 차원이 아닌 창조 경영의 사례가 거론되기는 이윤우 부회장이 사령탑으로 부임 후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회의에 앞서 이윤우 부회장이 직접 나서 선언 차원에 그쳤던 창조 경영 정의와 세부 사례를 공개했다”며 “이에 따라 각 법인에서도 실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창조 경영과 관련해서는 크게 네 가지를 본보기로 제시했으며 휴대폰 사업 호황을 반영하듯 정보통신과 관련한 사례가 많았다. 가장 먼저 러시아에서 시도한 ‘2 SIM 카드 휴대폰’이다. 이는 소비자가 2개 SIM 카드를 이용해 통화나 문자 메신저에 유리한 이동 통신사를 번갈아 사용하는 경우를 겨냥해 개발한 모델이다. 삼성은 ‘듀오스’라는 지역 특화 모델로 이를 러시아 내놓으면서 두 대 이상 휴대폰과 SIM 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중국에서 시도한 ‘캐비스(Caivs)’ 시스템도 모범 사례로 뽑혔다. 캐비스는 중국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한 휴대폰 수량과 정보 파악을 위한 시스템이다. 삼성은 이 시스템 구축으로 중국에서 개통 4시간 만에 실시간 판매 정보를 입수해 지역·모델별로 판매량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이통사나 유통점에 공급한 대수가 아닌 정확한 실제 판매 실적을 파악하기 어려 중국 시장의 난제를 해결했다.

 미국에서 구축한 일종의 협력업체와 판매 현황 공유 시스템 ‘CPFR(Collaborative Planning Forecasting and Replenishment)’도 뽑혔다. CPFR는 제조사와 유통사가 협업을 통해 상호의 제조 정보와 판매·유통 정보 등을 공유하고 수요 예측과 재고 보충에서 효율성을 기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은 미국 베스트바이·서킷 시트 등 20여개 대형 유통점과 CPFR를 도입해 시장 판매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하면서 재고 감소와 같은 효과를 올렸다.

 이 밖에 본사와 현지 법인이 공동으로 계획을 수립해 제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동시 출시(론칭)’가 창조 경영 본보기로 뽑혔다. 삼성은 이 제도로 출시 기간을 20주에서 4주로 단축해 재고와 비용을 크게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