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수명주기관리] `생산 2.0 시대` 기업 혁신 나침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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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의 2.0 시대를 이끈다.’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솔루션이 급변하는 생산 환경의 효율을 높일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품 수명은 점점 짧아지고 생산기지는 세계 곳곳으로 흩어지다보니 기업 내부부서 간 또는 외부 협력업체 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PLM은 제품 기획에서부터 설계-제조-테스트-AS-폐기에 이르기까지 제품 라이프사이클 전 과정에 걸쳐 이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으로, 생산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기존 자동차·항공·조선 등 특정 설계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았던 PLM이 전사적으로 확산·통합의 경로를 걷고 있는 이유이며, 환경의 변화를 겪고 있는 모든 제조·건설 산업에서 수요가 터져나오는 주된 요소가 되고 있다.

◇PLM, 제조업의 혁신 키워드=제조업이 직면한 환경 변화는 크게 세 가지다. △생산기지 글로벌화 △환경규제 △제품 교체주기 단축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급속히 각광을 받고 있는 솔루션이 바로 PLM이다.

 삼성전자·LG전자·하이닉스·현대중공업 등의 업체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중국이나 개발도상국가들로 공장을 이전하는 추세다 보니 본사와 공장, 협력사 간의 빠르고 정확한 협업을 위한 PLM의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침체도 오히려 PLM 시장에는 기회요소가 될 수 있다. 경기가 침체될수록 아웃소싱 비중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환경 규제도 PLM이 필요한 이유다. 파트너 간에 일괄된 환경 규제 정책을 적용하기 위해서다. 고객의 제품 교체 주기가 빨라진 것도 PLM 도입을 이끄는 요소다. 이는 곧 시장 경쟁이 치열해짐을 의미하며 기업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기업 내외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 R&D 중심에서 전사관리로 확산=자동차 업종은 브릭스(BRICs)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의 성장과 글로벌 경영, 글로벌 소싱이 확대되고 이산화탄소 규제와 맞물려 신차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제품 정보의 공유, 관리, 협업이 중요하게 됐다.

조선업종도 대형화에 따른 전산화, 자동화 투자가 확대되고 경영자원 집적화와 합리화 추진에 나서면서 PLM 수요가 늘었다. 전기전자 업종은 반도체 출시기간 단축으로 R&D 기간이 단축되는 환경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며, 휴대폰 및 대형 평판TV는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점점 더 빨라지면서 PLM의 수요를 확산시킬 전망이다.

제조업의 환경변화는 자동차·항공 등의 일부 산업뿐 아니라 건설이나 의류·소비재 등의 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CAD를 기반으로 한 R&D 중심의 PLM 기능이 프로세스 관리차원으로 기획과 생산단계까지 그 기능적 영역이 확산됨에 따라 전통적인 제조업 산업군에서 식음료·의류·건축과 같은 영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혁신의 적용 범위가 제품 설계 및 개발은 물론이고 프로세스까지 확대되면서 PLM이 전사적인 차원의 조직, 문화적인 영역까지 확대된 것도 변화의 모습이다. 이는 곧 PLM 시장에 있어서 서비스 영역 강화를 의미한다.

삼성SDS는 미국의 PLM 전문컨설팅 업체인 PRTM과 제휴해 PLM컨설팅 사업에 참여했으며, 지멘스PLM소프트웨어·다쏘시스템 등의 업체가 서비스 인력을 확충하고 협력업체 인력을 최대 활용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러한 수요에 힘입어 시장은 급속하게 성장하는 추세다. 현재 2000억원에 못 미치는 국내 시장 규모는 2013년이면 지금의 두 배가 넘는 40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시장 또한 순수 PLM 시장만 2012년까지 연평균 14.4%로 성장해 현재의 두 배 규모인 15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과 속속, PLM 도입 붐=LS전선은 10.5일에 이르는 개발기간을 PLM 사용으로 5.5일로 줄였다. 설계 변경 대응시간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공수 낭비 절감 효과도 거뒀다. 네 사람이 7일에 걸쳐 해야 할 일을 한 사람이 반나절 만에 해낼 수 있는 구조도 만들었다.

만도는 PLM을 통해 실시간 온라인 협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며, 생산 정보의 정합성을 유지하고 품질 불량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 신도리코는 최고 경영자의 승인기간을 2∼3주에서 2시간∼3일로 단축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몰드 개발 기간을 14일에서 10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IBM은 서버 및 고부가가치 제품 출시 기간을 70개월에서 불과 19개월로 줄였다.

성과가 확산되자 도입 붐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 설계 부분에 PLM과 CAD 솔루션을 도입해 온 한진중공업은 최근 전사적인 PLM을 구축했으며, 현대중공업은 10월 전사적인 PLM을 구축하기 위해 기존 PLM을 교체한다. 삼성물산도 PLM을 도입했다. 천편일률적인 건물이 아닌 창조적이며 독특한 구조의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데이터 관리가 필수적인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박병기 이놉스 사장은 “해외에서 100여 사이트 고객을 확보했는데 이는 불과 2∼3년 만에 일어난 일”이라며 “최근 의류 업계 고객까지 확보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유형준·문보경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