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사정 어려운 유망 한국기업들 이슬람 금융을 활용하라.’
KOTRA는 10일 한국의 유망 기업들이 동남아 등 이슬람 문화권 시장에 진출할 때 이슬람 금융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유망 기업들이 ‘수쿠크(이슬람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KOTRA는 IT 등 벤처기업도 중장기적으로 이슬람 금융 이용이 가능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슬람 금융기관들이 한국 업체들의 높은 기술 수준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고, 현지 기업들의 한국 기술 수요도 높은 편이라는 것이다.
이슬람 금융기관들은 5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선호하고 담보보다는 기업의 장래성과 사회공헌도를 중요시하는 특징을 갖는다. 이 때문에 자금여력이 부족한 국내 벤처기업들에 긴요한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KOTRA에 따르면 이슬람 금융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세계적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매년 15∼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슬람 금융권의 총 금융자산은 7000억∼7500억달러에 달한다. 세계 각국은 이슬람 금융 조달, 이슬람 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이슬람 금융을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슬람율법(샤리아)에 따라 운영되는 수쿠크는 이자를 얻을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독특한 종류의 채권이다. 수쿠크는 이자 대신, 투자한 사업 수익을 배분받는 수익구조를 갖는다. 이슬람 금융은 미국 및 유럽 금융기관보다 약 1.5% 포인트가량 금리가 낮고, 담보설정이 필요 없어 초기조달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점을 가진다.
현재 말레이시아가 주택건설사업자, 이슬람 은행과 합작 투자해 페낭에 고급 주택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국가 인프라 구축에 이슬람 금융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보통신기업인 PT 인도샛 Tbk사는 수쿠크를 발행해 약 1926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이한철 KOTRA 아시아대양주지역본부장은 “우리기업들은 이슬람 금융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이를 장기적인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며 “동남아시아 지역의 투자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향후 정부의 정책적인 이슬람 금융 지원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