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PB마케팅` 결실맺다

전자부품` PB마케팅` 결실맺다

  일부 전자부품 업체들이 그동안 펼쳐온 독자브랜드(PB) 구축 전략이 서서히 결실을 보고 있다. 해외 인지도가 높아져 세트업체 대상의 영업에 도움을 얻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브랜드 인지도 제고 단계를 넘어 브랜드 파워를 행사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대부분 전자부품 업체들은 어차피 세트 제품에 공급해 일반 소비자의 눈에 보이지 않는 부품에 제조번호나 규격 등만 표시해왔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단자공업, 에스피지, 삼화전기 등은 자신만의 색깔을 나타내는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PB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커넥터업체인 한국단자공업(대표 이창원)이다. 2000여종에 달하는 자동차·가전·휴대폰용 제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1973년 회사 설립 이래 30년 넘게 영문 사명인 ‘KET’를 자체브랜드로 써왔다. 한국단자공업 직원들은 해외에 나갈때마다 KET를 알아보는 이들 때문에 브랜드파워를 실감한다고 한다. KET는 국내외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 웨이하이 공장의 생산설비를 대대적으로 확충, 세계 3위 자동차생산지인 중국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KET’ 브랜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국내 소형 기어드모터 1위인 에스피지(대표 이준호)는 각종 전자제품을 비롯해 OA, FA, 의료기기 등 산업전반에 필요한 3500여종의 제품을 생산한다. 전형적인 다품종소량생산체제 회사로 세계적인 가전업체들과 거래한다. 이 회사의 이름으로 국내외에 팔리는 제품들은 ‘SPG’라는 회사로고를 달고 나간다. 미국과 일본의 세계적인 업체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과 인지도를 확보했다고 이 회사는 자부했다. 여영길 에스피지 상무는 “SPG 브랜드를 만든 지 15년이 지났는데 해외 전시회를 통해 인지도가 높아졌다”면서 “이제는 브랜드를 알리는 단계를 지나, 브랜드 파워를 써먹을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삼화전기(대표 신백식)는 내부등가직렬저항(ESR)이 낮은 기능성고분자콘덴서에 ‘Hi-Cap’이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LCD TV, 컴퓨터 메인보드 등 고급제품에 사용되는 특수제품이다. 국내외 상표등록을 마친 이 제품은 일본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브랜드를 만들었다. 삼화전기는 ‘Hi-Cap’뿐만 아니라 친환경·초고용량 콘덴서인 ‘그린 캡’도 하반기부터 본격 판매하는데, 이 역시 브랜드로서 상표 등록을 진행 중이다.

서정국 삼화전기 팀장은 “자사제품에 브랜드를 붙인 것이 궁극적으로 해외업체와 차별화를 나타낼 수 있는 브랜드파워를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부품업체들이 모델로 삼는 기업은 일본의 알프스전기다. 이 회사는 40년 동안 써온 브랜드인 ‘ALPS’로 명품 이미지를 확실히 쌓았다. 7U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였다.

설성인기자 sis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