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우리나라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중소기업이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소명이지요.”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지난달 8일 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 희망특별대출’ 상품 출시 계획을 밝히며 언급했다.
한 달 후인 11일. 시중은행보다 평균 2.7%(기업은행 발표)가 낮은 상품을 출시했다.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기 바쁜 요즈음, 중소기업 대상 금리 인하 상품을 만든 것은 이례적이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이 상품을 이용하면 대략 9%대 후반(평균금리)을 적용받던 기업은 7%대 초반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용등급 BBB 기준으로 담보대출은 6.5∼7% 수준, 신용대출은 7.5∼9%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미래성장기업대출(7000억원)과 소상공인네트워크론(3000억원)의 둘로 나뉘는 ‘희망대출’ 상품은 중소기업에는 ‘희망’이다. 미래성장기업대출은 벤처·이노비즈 등 혁신형중소기업과 소재·부품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수준과 경영자의 경영능력을 주로 평가해 재출한다. 대출한도는 운전자금 5억원과 시설자금 10억원이다.
소상공인네트워크론은 영세소상공인인 카드가맹점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한 것으로 최근 3개월 신용카드 결제대금을 기준으로 대출 후 영업에서 발생하는 카드 입금대금 가운데 일정 비율을 자동 상환하는 방식이다.
노희성 기업은행 상품개발부장은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동반자로 앞으로도 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고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저금리 대출에 따른 소요비용을 전행적인 경비절감운동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희망대출의 재원 1조원은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이 1호 고객으로 가입한 ‘중소기업 희망통장’으로 조성된 특별펀드를 통해 마련했다. 희망통장은 대기업과 공공기관, 국민 그리고 중소기업으로부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이달 7일 현재 2조2500억원을 넘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 윤 행장은 희망통장 재원 활용과 관련 “기업과 국민의 경제극복 의지라고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이를 근거로 우리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인건비나 업무비용을 삭감해 금리가 낮아지는 점을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뉴스의 눈>
중기 대상 금리 인하상품 출시는 기업은행이 한국 경제성장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기술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지속적 지원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지난 3월 기술보증기금과 공동으로 3%대의 초저금리 상품인 ‘리더비즈론’을 출시해 3개월 만에 상반기분 250억원을 모두 소진하며 이 분야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크게 느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초 1조원 희망대출 가운데 혁신형 중소기업 대출 규모를 5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가 수요 등을 감안해 7000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기업은행은 이 밖에 연구개발(R&D) 자금 지원을 위한 별도의 대출상품 개발에도 착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기술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 및 비금융기관과 적극 손을 잡고 있다. 이 은행은 3월 기보의 기술평가를 바탕으로 리더비즈론을 선보인 데 이어 기술기업 발굴 시 신용보증기관과 한국부품소재산업진흥원·한국산업기술평가원 등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기술 평가능력이 떨어지는 점을 외부기관을 통해 적극 해결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