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가 한국 올림픽 선수단의 금메달 소식과 무더위로 활짝 웃었다.
올림픽 개막 이후 연이은 메달 소식으로 TV 홈쇼핑사의 매출이 덩달아 상승했다. 올림픽 경기로 시선이 쏠려 홈쇼핑 매출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뒤집은 것으로, 올림픽 폐막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또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 덕분에 할인점, 편의점 매출도 크게 늘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10일 주요 홈쇼핑사의 매출이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올림픽 수혜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GS홈쇼핑(대표 허태수)은 지난 주말 TV를 통한 총 주문액이 82억원으로 지난주 평일 매출 71억원보다 15%나 많았다. 박태환 선수가 경주를 벌인 시간에 편성된 완도 활전복은 단 10건이었지만, 시상식 직후에 방송된 르메이유 스페셜컬렉션과 글로우스파 등은 각각 3600건과 4100건의 주문을 받아 두 시간 만에 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CJ홈쇼핑(대표 임영학)에서도 금메달 전후로 매출이 많이 올랐다. 유도의 최민호 선수 결승이 있었던 지난 9일 20시 20분경 방송된 ‘해리메이슨 포에버 다이아 워치’ 등에서는 금메달이 확정된 30분께 이후 주문전화가 늘면서 예상보다 15분 일찍 상품이 매진됐다. 현대홈쇼핑(대표 하병호)과 롯데홈쇼핑(대표 신헌)의 주말 매출도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3%, 30%가량 늘었다. 현대 홈쇼핑은 박태환 선수 경기 이후에는 치아미백제가 3300개나 팔리면서 1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동일 시간대 판매 실적인 9100만원보다 86%나 높은 수치다. 롯데홈쇼핑에서는 같은 시간대 여성화장품이 4500세트가 팔려나가며 지난 방송 대비 매출이 50%나 상승했다.
김태균 CJ홈쇼핑 편성전략팀 과장은 “경기 앞뒤로 채널을 돌리는 재핑(zapping) 시청자들을 잡는 것이 매출 상승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할인점과 편의점은 밤 10시부터 12시까지 심야 시간대의 매출과 방문객 수가 지난달보다 평균 30% 이상 늘어났다.
홈플러스는 이달 10일까지 전국 70개 매장 매출을 분석한 결과 수박과 복숭아·맥주·생수 등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평균 4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신세계 이마트도 여름 대표과일인 수박은 57%, 복숭아는 89%의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탄산음료와 맥주가 각각 37%, 22% 증가했다. 열대야로 인해 즉석조리 상품과 아이스크림도 26%와 32% 각각 늘어났다.
GS리테일은 GS25의 1일부터 10일까지 매출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동기 대비 24.3%나 증가했다. 아이스커피는 104.7%, 아이스크림 콘류는 73.4%, 과자 쿠키류는 56.4%, 얼음은 55%, 수입맥주는 51.4%가량 매출이 늘었다.
홍신유 홈플러스 상품기획팀장은 “갑자기 찾아온 여름 늦더위에 이달 첫째주 기온이 지난해에 비해 3.7도 올라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관련 상품 매출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열대야로 인해 심야매장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과일과 가공식품이 많이 팔리고 있다”며 “이달 중순까지 무더위가 계속되는만큼 무더위 인기상품을 전진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김규태기자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