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0년간은 낸드플래시가 대세다"

"최소 10년간은 낸드플래시가 대세다"

  “지금부터 적어도 10년간 낸드플래시가 메모리 분야에서 대세로 확고한 입지를 이어갈 것입니다”

사이먼 지(Simon Sze) 대만 국립차오퉁대학(Chiao Tung) 교수는 기자와 국제전화를 통해 인터뷰를 갖고 향후 메모리 시장 전망에 대해 이같이 단언했다. 사이먼 지 교수는 반도체학계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알려진만큼 그의 발언은 무게가 있다.

그러면 P램, F램, M램 등 수많은 차세대 메모리 소자들은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얘기인가. 지 교수는 개발을 활발하지만 상용화하는 게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P램, F램, M램 모두 특수 용도의 틈새시장에 쓸 수 있겠지만 플로팅게이트(전하를 저장하면서 데이터를 보관하는 역할)과 채널(전하가 움직이는 경로) 등에 현기술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예 수년 내 이런 문제를 극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상용화에 성공한 메모리 기술들이 수십년 전부터 개발됐던 것”이라면서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물성물리학(material science) 발전 없이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이먼 지 교수는 최근 한국과 미국 기술진들이 개발한 3차원 IC 개발(본지 8월12일자 1면 참조)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반도체업체들의 생산성 확대를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회로선폭 미세화와 웨이퍼크기 확대로 생산성 증대를 노리는 기업들이 시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접근이라는 것이다.

대만인인 사이먼 지 교수는 지난 1963년부터 1989년까지 27년간 미국 벨연구소에서 근무했다. 그 때 한국인 공학자인 강대원 박사와 팀을 이뤄 1967년에 비휘발성 메모리를 개발했다. 오늘날 플래시메모리의 시초가 된 비휘발성메모리 개발로써 디지털시대를 여는 데 미국과 일본이 아닌 한국과 대만 학자들이 선구자였던 셈이다.

사이먼 지 교수가 쓴 교재인 ‘반도체물리학(Physics of Semiconductor)’은 반도체 전공자들의 필독서였다. 그는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종신 펠로우이기도 하다. 

설성인기자 sis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