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운용, 해외자원 개발 등 증권사 자기자본(PI) 투자가 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움직임은 선진국형 수익 모델인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염두에 둔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우리투자증권은 싱가포르에서 1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초 골드만삭스 도쿄에서 근무하던 김중백 센터장을 영입, 국내 최초로 지난 6월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7월부터 헤지펀드를 운영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은 해외금리와 외환, 아시아 국가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헤지펀드 투자는 높은 위험과 함께 높은 수익률이란 양면이 공존하는 선진 금융기법으로서 그간 국내 금융이 시도해야할 분야로 꼽혀왔다.
부동산과 자원개발 투자도 활발하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자기 자본으로 4조6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건설 관련 자산에 투자 중일 만큼 증권사는 부동산에서 큰손으로 부상했다.
올해 들어서는 대우증권이 2월 국내 골프장 건립에 350억원을 투자했고 5월에는 필리핀 수빅만 리조트개발사업에 2200만달러, 시흥시 아파트 개발사업에 2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부동산에서 가장 발빠른 투자를 진행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러시아 사할린에 있는 1000억원 상당의 유연탄 광산을 사들였다. 연 생산량은 40만∼50만톤으로 지분 투자나 PF 방식이 아닌 직접 광산을 개발해 투자하는 첫 사례다. 한국증권은 이번 사업에 이어 극동지역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자원개발 기반 시설 확충 계획에 따라 자원개발 신규 프로젝트와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프로젝트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후발 증권사들의 업무 영역확대도 눈에 띈다.
IBK증권은 모은행이 중소기업에 특화된 영업망과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 증권사가 꺼리던 중소기업 금융을 수행한다. IB사업부를 축으로 중소·중견기업의 직접금융 지원은 물론 가업승계 지원과 컨설팅, 금융계열사간 시너지 창출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KTB투자증권도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의 베이징·상하이를 거점으로 해외기업의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석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사들이 퇴직연금을 비롯해 헤지펀드, 부동산 투자, 자원개발, 신탁업 등에 나서는 것이 당장 수익에 도움이 되진 않지만 자통법 시대를 앞두고 차별화된 수익원을 찾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