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이번주 눈에 띄는 보도계획을 알렸다. 13일자로 예고됐던 것으로 ‘미국 대선 후보 정책 비교’라는 자료였다.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객관적 위치에서 자료를 작성하고자 노력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특정 후보에 대한 견해가 직간접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기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기대(?)는 한순간에 사라졌다. 기획재정부가 보도계획을 취소해 버린 것이다. 비공개를 전제로 자료를 공개하지도 않았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다른 나라 대선 후보에 대해 이래저래 평하는 것이 적절치 않아서”라며 말을 흐렸다.
옳은 말이다. 자칫 정치적으로 오해소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보도자료는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민의 눈과 귀인 언론매체에 이런 이런 생각이라며 홍보를 요청하는 것이다. 기자의 관심은 ‘도대체 누가 왜 이것을 보도자료로 배포하려고 했는가’에 쏠렸다. 하지만 더이상 응답이 없었다.
재정부의 아마추어리즘은 이번주 초반에도 나타났다. 오늘자 대부분의 매체에 나온 것으로 하이닉스·대우조선해양·쌍용건설 등 굴지의 기업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매각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재정부가 11일 발표한 보도자료 ‘공기업 선진화 착수’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이번에 매각을 그것도 서둘러 하겠다고 밝힌 곳은 무려 14개 기업에 이른다. 정부가 한곳도 아니고 무려 14개를 동시에 시장에 내놓겠다고 것이다. 이것은 협상의 기본도 모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마치 공인중개사무소에 급매물을 그것도 대형 물건을 10여개나 동시에 내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정부가 대놓고 협상전략을 공개한 것이다. 매수자가 어느 곳이 되든 정부는 매각 협상에서 끌려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한심할 따름이다.
김준배기자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