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의학계 원로 류근철 박사(82·모스크바국립공대 종신교수)가 578억원 상당의 부동산(빌딩, 아파트, 임야)과 소장 골동품 등을 KAIST(총장 서남표)에 기부한다. 류 박사의 이번 기부액은 개인으로서는 국내 기부 사상 최고액이다. KAIST는 14일 학내 대강당 세미나실에서 류근철 박사와 학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금 약정식을 갖는다고 13일 밝혔다.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류 박사는 국내 1호 한의학 박사로 경희대 의대 부원장, 국제한의학협회 한국지부장, 명지대 의과학연구 교수 등을 거쳐 지난 96년 한의학자로는 처음으로 모스크바 국립공대에서 의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이후 현재까지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류 박사는 “지난 5월 말 KAIST 방문 당시 서남표 총장의 세계 최고 대학을 향한 비전과 교직원, 학생들의 열정에 매료됐다”며 “캠퍼스 야외에서 학생을 보기 힘들 정도로 면학에 열중해 있는 학생들을 보면서 한국의 미래가 바로 여기에 있구나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기부 배경을 밝혔다.
류 박사는 “우리나라 선진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발전이 필수적이고, 그 역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곳이 KAIST라고 생각된다”며 “KAIST가 세계 최고 대학이 돼 우리나라와 인류에 공헌할 수 있도록 일조를 하고 싶고, 이번 기부로 한국의 기부 문화 발전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류 박사는 ‘KAIST 사랑 세계화 추진위원회’를 조직하고, KAIST 발전재단 명예 이사장을 맡아 학교 발전기금 조성 및 세계화 사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KAIST는 류 박사의 기부금을 향후 행정중심복합도시에 건립 예정인 세종 캠퍼스 부지 매입 및 캠퍼스 조성 사업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류 박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세종 캠퍼스를 ‘KAIST 류근철 캠퍼스’로 명명하고, 동상 및 기념관을 건립키로 했다.
김수현 KAIST 발전재단 상임이사는 “류 박사의 이번 기부와 지원 활동으로 KAIST가 추진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대학’목표 달성에 큰 탄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