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전력·전기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IT 부분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지난달 전력IT연구회 정기총회서 만장일치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김상진 한전KDN 전력IT연구원장(48)은 ‘IT분야 강화’를 이렇게 다짐했다. 임기 중 연구회에 참여하는 IT 전문가들을 늘리고 IT의 전기전력 분야 융합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뜻이다. “연구회가 전기학회 산하기도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전력전기 중심이었던 측면이 있습니다. 전력과 IT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추세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할 참입니다.”
김 신임 회장은 전력IT의 중요성이 날로 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거듭 강조했다. “‘에너지 안보’ ‘온실가스 저감’ ‘지능화한 전력 시스템에서의 보안(security)’이라는 세가지 요구사항은 결국 전력IT로 풀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안전한 네트워킹 기능을 갖춘 고효율의 지능형 전력 시스템이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으며 이를 달성키 위한 근본 기술이 바로 전력IT입니다.”
그는 최근 정부가 기존 발전 방식이 아닌 신재생에너지를 강조하는 것도 전력IT 부흥에 호재라고 내다봤다. “신재생에너지는 결국 소규모 분산 전원의 확대입니다. 분산 전원이 늘어나면 아무래도 지금보다 전력 계통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것도 결국 전력IT가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정부와 산업계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전력IT사업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일부는 해외 기술을 따라가려는 것도 있지만 많은 사업 과제가 전 세계에서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을 하고 있습니다. 3년전 우리 정부가 시작한 것을 미국이 겨우 지난해 말 법제화한 것을 봐도 그렇지요. 게다가 모든 과제가 실용화, 산업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대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분명히 이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연구회가 할 일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학교 실험실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기초·선행연구, 산학이 같이 할 수 있는 선도기술개발 등 전력IT사업 외에도 주목해야 할 분야가 많습니다. 다양한 연구모임, 학술회의 등을 통해 이런 것을 발굴하고 산·학·연이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바로 연구회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연구회가 활성화하려면 전력IT와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이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 김 회장은 기술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수년간 지속되는 사업이 트렌드에 맞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는 걸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전력IT 분야에서 서로 조언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순욱기자 choisw@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