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억원 상당의 단일 규모로는 사상 최대 해저 초고압 직류송전로 프로젝트가 떴다.
규모도 규모지만 관련 기술을 국내외에서 검증받을 좋은 기회여서 국내 전선 업체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2006년 말 확정한 ‘제주-진도 간 초고압직류송전(HVDC) 연계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최근 물류경영처 내 관련 팀을 구성, 입찰 부문 분리 등 사업 진행에 필요한 사항을 검토 중이다. 한전 측은 구체적인 입찰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예정된 일정을 역산하면 연내 입찰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지연 한전 물류계약처 과장은 “대규모 프로젝트다 보니 업계에 일정과 관련한 여러 추측이 돌고 있는 것 같다”며 “입찰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을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2011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20만㎾급 2회선을 제주-진도 간 119㎞(해저 105㎞, 육지 14㎞) 구간에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한전에 따르면 제주와 진도의 변환설비 2개에 1000억원, 250㎸급 초고압 해저케이블에 3000억원, 부대공사에 5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국내 단일 전선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LS전선·대한전선·일진전기 등 국내 초고압케이블 ‘빅3’는 물론이고 ABB·넥상스·프리즈미안 등 해외 기업이 사업 수주 작업에 들어갔다.
제주도 지역은 지난해 전력수요가 50만㎾를 넘어서는 등 수년 전부터 전력 수요가 급증해 안정적인 전기 수급 방안이 필요한 상태다. 지난 1998년에 해남-제주 구간에 180㎸급 해저 직류송전로를 건설했지만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빅3가 이 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세계 초고압 해저 케이블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초고압 해저 케이블은 각 기업의 접속재, 시공기술 등 전선 분야 기술력이 집약돼 각 기업의 기술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세계 시장을 겨냥한 국내 업체들에는 주요한 레퍼런스가 될 이 프로젝트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특히 지난해 말 세계에서 네 번째로 250㎸급 초고압 해저 케이블을 개발한 LS전선은 단독 응찰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대한전선과 일진전기는 해외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넥상스, 스위스 ABB,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등 유럽계 기업은 기존의 명성을 앞세워 수주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순욱기자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