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장을 바꾼 일부 휴대폰부품업체들이 환골탈태했다. 경영환경이 크게 호전되지 않았음에도 이른바 ‘돈되는 사업’을 새로 잘 찾으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결과다. 이들 기업 CEO들은 시장 변화를 제대로 읽어 지속적인 사업 아이템 전환을 통해 하반기에도 순항을 다짐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빌링크텔레콤, 쿠스코엘비이가 지난해 대표이사 교체 후 부단히 노력한 결과, 상반기에 과거와는 달라진 성적표를 보였다.
모빌링크텔레콤(대표 이현규)은 지난해 7월 이현규 사장을 새선장으로 맞이한 후 휴대폰 SW·HW 개발 용역사업 비중을 줄이고 휴대폰 액세서리·부품에 주력했다. 그 결과 휴대폰용 이어폰과 슬라이드 힌지가 이제는 회사의 주사업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모빌링크텔레콤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기술개발에 각별히 신경을 쓰면서 다양한 제품을 쏟아냈다. FM라디오·DMB 수신기능 이어폰과 슬라이드힌지의 핵심부품인 와이어로프를 자체 개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351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상반기(매출 332억원)에 비해 5.7% 성장했다. 특히 중국 천진법인 매출은 19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58억원에 비해 234%나 늘었다. 이 같은 실적에는 전파공학 박사이면서 벤처캐피탈회사 출신인 이현규 사장의 사업안목이 주효했다. 이현규 사장은 “새로 회사를 맡은 후 임직원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고, 확실한 보상으로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기술개발에 주력해 업계 선도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쿠스코엘비이(대표 최진욱)는 지난해 8월 MSC코리아가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10월에 최진욱 사장이 전문경영인으로 취임했다. 휴대폰 카메라모듈이 주력인 이 회사는 올 상반기 매출 589억원, 영업이익 12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매출 381억원, 영업손실 87억원)과 비교할 수 없는 성적표다. 특히 이 회사는 분위기쇄신을 위해 지난 3월 사명을 선양디엔티에서 쿠스코엘비이로 바꿨다. 잉카문명 발상지이면서 온갖 재앙속에서도 살아남은 고대도시인 ‘쿠스코’와 같은 존재가 되겠다는 것이다.
쿠스코엘비이는 지난해 생산제품 중 저화소인 VGA 모델이 60∼70%에 달했으나, 올해 130만화소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리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됐다. 하반기에는 200만화소 비중도 15%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인력과 생산능력도 지난해 대비 30% 늘려 고객대응력을 높였다.
쿠스코엘비이 관계자는 “최진욱 사장이 제조·연구개발 등 분야별 임원을 통솔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신규사업과 관련해 뛰어난 식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캐시카우 사업인 카메라모듈 외에도 테마파크를 신규사업으로 추진중이다. 과거 금강기획 등에서 신규사업을 담당했던 최 사장의 경험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설성인기자 sis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