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활성산소(ROS)에 의해 간암 세포 전이가 생기는 원리를 규명했다.
정구흥 서울대 교수팀은 활성산소가 암 전이를 촉진하는 스네일 유전자를 증가시키고, 종양 억제 유전자인 ‘이-카드헤린’의 발현을 억제해 간암 전이를 촉진하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카드헤린 유전자 발현이 억제된 간암 세포는 세포간 결합 능력을 잃게돼 암 전이 능력이 증가된다. 이러한 현상은 활성산소가 간암의 전이를 촉발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암은 한국인 암 사망 원인 중 3위인 치명적인 암으로, 간암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간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동안 간암 전이를 일으키는 요인들과 이들간의 상호조절 원리가 밝혀지지 않아 전이를 통제할 수 있는 신약개발이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간암 세포에서 활성산소에 의한 간암전이 작용원리를 최초로 밝힘으로써, 스네일 유전자의 활성 및 기능 억제를 통한 간암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활성산소를 억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항산화제 및 후성적 변화 억제제 발굴연구를 통해 간암 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가능성도 보여줬다.
정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지난 4일 소화기학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 ‘소화기학(Gastroenterology)’ 온라인 판에 발표됐다.
권건호기자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