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하게, 재미있게, 그리고 신뢰성 있게’
TV홈쇼핑에서 제품을 설명하는 쇼호스트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 미모와 언술을 갖춘 ‘아나운서형’에서 상품을 잘 아는 ‘가정 주부형’, 재미를 선사하는 ‘개그맨 형’ 등으로 변신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상품을 잘 알면서 쉽게 이해시켜주는 쇼호스트들을 좋아하면서 홈쇼핑업계도 주부, 개그맨 출신 등을 잇달아 뽑고 있다.
농수산홈쇼핑은 전업 주부를 쇼호스트로 전격 채용할 계획이다. 농수산홈쇼핑 특성상 식품이 60% 이상으로, 집안일의 노하우가 쌓인 주부가 호소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승호 상무는 “주부 쇼호스트 채용은 6∼7월경 공채를 거쳐 현재 최종 단계에 와있다”며 “식품 구매자들의 심정도 이해하고 실제로 식자재 등의 특성을 잘 아는 사람이 효과적이라고 보고 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도 자사 인터넷TV(IPTV) 쇼핑몰 하나TV를 통해 지난 6월 주부 쇼호소트 12명을 선발했다. 아직 IPTV 쇼핑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18대1이라는 경쟁이 있었다.
홈쇼핑 초기에 입사해 지금은 주부가 된 쇼호스트들이 미혼 전성기 이상으로 실적을 올리는 데다, 상품에 따라서는 연륜이 있는 주부 쇼호스트의 설명이 더욱 효과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에 따라 홈쇼핑회사들이 일종의 ‘프로슈머’ 개념을 활용하기 위해 주부 중에 쇼호스트를 선발하는 것이다.
점차 떨어지는 홈쇼핑 시청률을 잡기 위해 재미를 주거나, 얼굴이 이미 알려진 사람을 채용하기도 한다. 지난 13일 GS홈쇼핑의 쇼호스트 면접 시험은 개그맨 선발장을 연상케했다.
GS홈쇼핑이 지난 7월 채용 공고를 내면서 ‘개그맨 경력자 우대’라는 조건을 명확하게 내걸었다.
GS홈쇼핑 김병욱 상무는 “소비자들은 좋은 품질, 싼 가격이라는 말에 더 이상 귀 기울이지 않는다”며 “웃음 등 감성적 공감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 같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CJ홈쇼핑의 경우 지난 3월 채용에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는 허제씨를 쇼호스트로 맞았다. 허제씨는 지난 6년간 SBS 모닝와이드에서 ‘허제의 현장’이라는 코너를 맡았다.
김규태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