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천상 장사꾼인 것 같습니다. 유통업이 재미있습니다.”
디자인 소품 전문 인터넷 쇼핑몰 1300K 대표이사인 이호혁(37) 사장은 유통업이 체질에 맞는다며 활짝 웃었다. 농산물 유통업을 했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이 사장은 유통은 많은 사람과 이익을 나눌 수 있는 중요한 산업이라는 신념이 있다.
“디자인 소품을 유통하면서 젊은이들이 디자인 벤처를 만들어 창업하고 돈을 버는 것을 봤습니다. 유통점이 잘 되면 후방의 제조업, 수출입업 등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가 사업에 뛰어든 것은 대학교 4학년 때다. PC 모니터에 놓는 전자파 차단 인형을 제작해 판매를 하면서부터다. 유통 방법을 몰라 큰 가방에 인형을 넣고 서울과 부산의 문구점을 돌아다니며 영업했다. 서울 지리도 모를 때 상경해서 제품을 팔러 다녔지만, 단 세 곳에서만 물건을 받아줬다. 이 사장은 “그때 인터넷쇼핑이 지금처럼 잘 되어 있으면 그렇게 고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의 어려움을 말했다.
결국 이 사장은 첫번째 사업에서 쓴맛을 보고, 인터넷방송 회사와 게임업체를 거쳐 지난 2001년 1300K를 창업하게 됐다. 창업 당시 디자인 소품 분야를 선택한 것은 디자인에 관심이 있어서기도 하지만 시장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당시 유명 문구 전문점들이 경영난 등으로 문을 닫고 있었지만 ‘인터넷에서는 디자인 소품 전문점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라는 확신을 가진 것이다. 사업 초기 결혼 축의금으로 사무실 비용을 마련할 정도로 어려웠지만, 이제는 직원 70여명에 80만 회원을 갖춘 전문몰로 자리를 잡았다.
“유행에 따른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것을 파니까 사업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감성을 읽을 수 있는 제품을 유통할 것입니다.”
이 사장은 디자인 소품점인 1300K와 생활용품인 1200M 등에 이어 화장품, 의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계 시장 진출 계획, 새로운 기업 아이덴티티(CI) 작업 등으로 분주하다. 그는 “1300K를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인 유통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앞으로 2년간은 쉴새없이 열정적으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