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박학문 부산영화영상협회 회장

[이사람]박학문 부산영화영상협회 회장

 “이대로는 안 됩니다. 후배들과 우리 자녀들의 진로, 이들의 삶의 터전을 생각했을 때 현업에 있는 우리 기업인이 나서야 한다고 결심했습니다.”

 올해 초 부산영화영상협회 결성을 주도하고 지난 7월 임시총회에서 2대 회장에 선출된 박학문 부산영화영상협회 회장(48·룩스커뮤니케이션 대표)의 목소리는 결연했다. “10여년 전 부산국제영화제 시작 이후 많은 청소년들이 영화영상인의 꿈을 안고 관련 학과에 지원해 열심히 공부했지만 부산의 영화영상업계는 이들을 받아주지 못했다”는 그의 말에는 부산 영화영상업계가 처한 현실이 그대로 묻어났다.

 박 회장은 “기업체 대부분이 고만고만하고 자기 살기 바쁜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우리가 속해 있는 부산 영화영상산업을 위해, 특히 후배와 자녀를 위해 산업계에 몸담고 있는 우리가 길을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뭉치게 됐다”는 말로 협회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일단 출발은 좋다. 지난 3월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현재 80개사가 회원에 가입했다. 기존 영화영상 관련 몇몇 학회와 포럼이 있지만 영화와 영상을 중심으로 광고·홍보, 게임·애니메이션, 장비·기술까지 연관 업종 전체를 아우른 순수 기업 중심의 단체는 부산영화영상협회가 처음이다. 일부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로 대표되는 부산에 아직까지 제대로된 기업 관련 협단체가 없었다는 점에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부산시는 부산의 4대 전략산업의 하나인 영상IT산업 육성과 영화영상도시 부산 비전을 위해서라도 협회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취임 후 곧바로 회원간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나갔고 협회 비전을 실현할 장단기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협회 운영의 조기 안정을 위해 수익사업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 아래 이미 정부의 방송 전문인력 양성사업 제안서를 냈고, 영화영상 전문 협회라는 장점을 살려 공기관 대상의 홍보 동영상 제작사업에 뛰어들었다. 박 회장은 “지역 중소기업을 위해 설립된 투자사는 투자 이익에 앞서 지역 기업의 생존을 돕는다는 인식이 먼저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지역 투자사 및 금융기관의 투자 마인드 개선을 위한 활동 의지도 내비쳤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협회 회원사인 영화영상 기업의 경쟁력 강화다. 그는 “개별 기업이 각 분야에서 전문적 능력을 한두 가지씩 갖고 있다. 이러한 능력을 한곳에 모아 시너지를 발휘하고, 개별 능력 융합이 곧 내부 경쟁력을 강화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은 국제영화제를 통해 꿈을 키우는 가장 역동적인 도시입니다. 이제 그 꿈을 실현시켜 나가는 도시가 돼야 합니다. 전문 영화영상인의 꿈이 실현되는 산업의 터전을 우리가 만들어 보겠습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