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할인점, 여름가전 처리에 `골머리`

 신세계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사는 이달 들어 재고로 남은 에어컨, 선풍기 등 계절가전을 할인판매중이지만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매출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8일 할인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1주일 동안 에어컨, 선풍기 등 여름가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하락했다. 홈플러스도 14일부터 17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가전제품 매출이 5% 가량 줄었다. 롯데마트는 11일부터 17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을 따져본 결과 에어컨은 10% 가량 판매가 줄었고 선풍기도 22% 가량 덜 팔렸다.

 현재 홈플러스는 14일부터 ‘여름상품 파격 에누리전’을 통해 에어컨 전시상품을 30% 할인 판매하며 롯데마트는 이달 말까지 에어컨은 최대 40%, 선풍기는 최대 20%를 싸게 파는 행사를 열었지만 고물가로 인해 고객들의 지갑은 굳게 닫혀 있는 상태다.

 업계는 3사의 매출 부진에 대해 지난달 폭염으로 인한 수요집중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박상일 롯데마트 계절가전 담당 MD는 “가전제품 수요는 기온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전제한 뒤 “지난달 유례없는 폭염으로 인해 에어컨, 선풍기 등의 매출이 대부분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8월에는 기온이 높았지만 일교차 역시도 높아 수요가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예년보다 이른 추석에 대비해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질 때 식료품 등 생필품 소비량은 변화가 적은 반면, 에어컨 등 생활가전의 소비는 급격하게 줄어든다”며 “예년보다 앞당겨진 추석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기 때문에 계절가전의 판매도 부진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형 할인점 3사는 추석 전까지 남은 계절가전을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마트는 이르면 25일부터 이른바 떨이 형태로 현재 제시하고 있는 할인폭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 구체적 일자는 밝히지 않았지만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역시 추가적 할인행사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