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피엠테크(대표 채창근)는 30년 이상 표면처리 분야를 개척해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나노 분야에서 또 한번의 도약을 노리는 기술 중심의 중견 기업이다.
1971년 창업 이래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인쇄회로기판(PCB)·전자·통신·반도체 및 자동차 부품용 표면처리 약품을 국산화,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도금 및 표면처리 산업을 선도해 왔다. PCB 업계의 터줏대감이 금속 나노 입자 사업과 나노 바이오 진단기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06년 자체 개발한 ‘건식 은나노 공법’(NAP)을 이용한 금속 나노입자 제조 공법이 그 기반이다.
◇금속 나노 입자로 삶의 질 ↑=NAP는 은괘에 순간적인 에너지를 가해 기체화한 뒤 이를 각종 물질에 핵을 형성해 증착시키는 방법이다. 유해 물질인 질산에 은을 녹이는 습식 공법이나 수율이 떨어지는 기계적 분쇄 방식을 이용하는 기존 나노 입자 제조 공법과 다르다. 20여억원을 투자해 꼬박 4년을 개발에 매달린 결과물이었다.
NAP 공법으로 만든 나노 입자는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아 순수한 금속을 얻을 수 있다. 진공 상태에서 증기를 이용해 물리적으로 분쇄하는 방법이라 제조 과정에서 유독 물질을 생성하지 않는다.
이 회사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친환경 무농약 대체 제품과 백금을 이용한 나노 마스크팩, 살아있는 누에를 활용한 실크 마스크팩 등의 사업을 전개한다. 모두 나노 기술을 통해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기술이다. 설탕에 은나노를 입혀 개발한 은나노파우더의 경우 농축산 비료 및 사료첨가제 시장 진출을 앞뒀다. 최근 반석가금진료연구소 임상결과 닭의 질병예방과 세균 억제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사업 역시 백금 나노 마스크팩을 중심으로 골프장 패키지용 선물 세트나 홈쇼핑 패키지, 수출 등 다양한 판매 경로에 맞춰 사업화가 한창이다.
◇바이오 진단기 사업 박차=이 회사는 바이오 진단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커피메이커만한 크기의 휴대형 진단 기기로 당뇨병·암 등 각종 질병을 1시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장비다. 이를 위해 포스텍이 설립한 학교기업 엔에스비포스텍(대표 박준원)과 제휴했다. 엔에스비포스텍이 유리나 웨이퍼 기판 표면에 고깔 모양의 나노 입자를 씌워 진단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나노콘’ 기술을 제공한다. 케이피엠테크가 진단 슬라이드와 휴대형 진단기를 생산한다. 케이피엠테크는 도금과 표면처리 사업을 하며 쌓아온 코팅 기술력을 보유, 민감한 나노 진단칩 생산을 위한 최적의 기업으로 평가된다.
케이피엠테크는 경기도 안산에 생산 설비를 갖추고 진단기와 나노콘슬라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엔에스비포스텍은 진단기의 국내외 판매를 맡게 된다. 가격도 고정식 진단기의 10분의 1 수준인 5000만∼3억원대에 불과하다. 앞으로 2조원 규모의 세계 진단기기 시장에서 연간 200억 원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대했다.
한세희기자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