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림에듀와 함께하는 ET 논술 ] 8월 셋째주 문제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인문학은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 공학 등 그 연구대상이 비교적 분명한 분야와는 달리 일반적으로 인간, 또는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총체적으로 다루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문학(humanities)은 로마시대에 쓰인 ‘휴매니타스(humanitas)’가 그 원조격인데, ‘인간임’ ‘인간다움’을 뜻하는 말로 학문적 대상이라기보다는 실천적으로 성취해야 할 목표로 다분히 이념지향적 성격을 지녔던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전근대 서구에서는 그 내용이 지배계급이 지녀야 할 덕목으로서 고전에 대한 이해와 수사학, 그것을 가능케 하는 교육 등이었고, 이 같은 점은 동양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 목표는, 시대적 차이가 있습니다만 어떻게 인간적인 삶, 또는 도덕적인 삶을 영위할 것인지에 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근대사회의 지배층과 지배이데올로기에 국한되었던 인문학은 근대에 접어들어 주체가 확대되면서 그 내용에 있어서도 변화가 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인문학이 대학에 자리 잡게 되면서 인문학은 대학과 운명을 같이 하게 됩니다. 이 같은 교육내용과 방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않은 것은 바로 인간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가치, 인간적인 삶이 구가되는 사회를 추구하고 만들어 나간다고 하는 반성적인 사고, 비판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인걸, 대담 ‘인문학 위기인가’(경희대 07 수시1 재인용)

 

 (나)과학 지상주의는 모든 과학의 산물, 과학적 인식과 사고방식을 지나치게 높이 평가한 나머지, 그 외의 모든 사고방식이나 의식구조를 무시하는 입장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학 지상주의는 현대 사회에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문제점을 발생시켰다.

 첫째, 도구적 이성을 과도하게 중시한 나머지, 인간의 도덕성, 심미성 등 인간이 가지는 여러 다른 특성들을 철저하게 무시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도구적 이성이란, 우리가 주어진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 수단을 어떻게 마련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가를 계산할 때 의지하는 합리성이다. 도구적 이성은 도덕적, 정신적 계몽이 요구되는 문제에서조차도,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해결해 줄 기술적 해결책을 찾는 것이 마땅하다고 믿게 만든다. 예를 들면, 환경 보전의 필요성이나 잠재적인 재난의 방지책을 주장할 때 예상되는 비용과 이익을 저울질하는 계산법이 대표적이다.

 둘째, 과학 지상주의는 도덕적, 종교적 신념들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있으며, 그 결과 도덕적 생활을 검토하고 이해하려는 논의를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과학 지상주의는 인간의 주체성, 자율성, 책임, 참된 삶, 권리와 의무 등에 대한 논의를 비과학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공적인 대화로부터 제외시키려고 한다, 또한, 그러한 용어나 주제들은 입증하기 곤란한 것이므로, 단지 의미 없고 추상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과학 지상주의의 관점에서 도덕규범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으로 설명된다. 따라서, 과학 지상주의는 우리가 도덕 문제를 생각할 때 사용하는 개념과 어휘들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중략)

 어떤 사람들은 가치 판단의 근거를 이성적인 타산성이나 효율성에서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타산성이나 효율성은 바람직한 가치판단 기준으로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진다. 인간의 존엄성, 인간 생명의 가치, 내면세계의 숭고한, 사랑, 자비, 성실 등의 가치를 생각해 보자. 이성적 타산성이나 효율성은 결코 이러한 가치를 보장해 주지 못한다.

 -고등학교 ‘도덕’(교육인적자원부)

 

 (다)우리 CIO(정보담당중역)들의 자질 향상을 위해 ‘휴먼 네트워크’ 외에 권하고 싶은 것은 ‘고전에서 배우자’는 것이다. 지난번 기고문에서 또 다른 주요 내용은 우리가 사회 초년생일 때는 ‘실력’이 중요하지만, 높이 올라갈수록 실력을 갖춘 사람들 중에서 ‘휴먼 네트워크’가 출중한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고, 결국 정점에 가서는 이상 두 가지 조건을 갖춘 사람 중에서 ‘운’ 좋은 사람이 성공한다는 게 요지였다.(중략)

 얼마 전 서울대와 하버드대 학생들의 대출도서 종류를 비교해 보니, 서울대생들은 주로 소설이나 가벼운 에세이를 읽은 반면에 하버드대생들은 고전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고전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기본기’를 배양해 준다면, 소설이나 에세이는 직장에서의 ‘응용력’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기본기, 응용력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기본기가 충실한 사람은 처음에는 다소 낯설지 모르지만 결국 어떠한 환경에서든 적응력이 뛰어나다. 응용력 위주의 사람은 해당 분야에서의 적응력은 단연 탁월할지 모르지만 낯익지 않은 다른 분야에 가면 적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간 돈 안 되는 분야라는 이유로 찬밥 신세였던 ‘문사철(문학·사학·철학)’이 최근 기업 경영에서는 물론이고 공공부문에서도 그 열풍이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보아도 고전의 중요성을 간파할 수 있다. 예컨대 우리나라는 얼마 전 세계철학대회를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유치해 성황리에 개최됐으며 서울대 인문학 최고위 과정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열풍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동안 대학생들로부터 외면받아 왔던 철학을 전공하려는 학생이 급증하고 있고 개설한 대학 수도 증가일로에 있다. 심지어 미 국방부는 인문학에서 세계안보 위협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프로그램인 ‘미네르바’에 많은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부 독자들은 뉴밀레니엄 첨단 지식정보화 시대에, 그것도 동시대의 첨병인 CIO들에게 왠 생뚱맞은 고전을 권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지난번 내 기고문에서 나오는 미국 교수가 많은 CEO를 다년간 인터뷰하고 나서야 깨달은 것 같은 진리, 나 또한 어렵사리 깨달은 것 같은 진리, 즉 인생 경륜에 따라 성공 조건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공자는 아득한 2500년 전쯤 이미 터득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케케묵어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 CIO들이 고전에 관심을 갖고 배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재인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전자신문 2008년 8월 14일자

 

 1.내용 파악하기

 제시문 (가)의 중심내용을 200자 내외로 요약하시오.

 

 2.비판하기

 제시문 (나)를 바탕으로 과학적 사고가 인류의 삶에 미친 영향에 대해 500자 내외로 서술하시오.

 

 3.종합하기

 제시문과 <보기>를 바탕으로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 인문학의 의의에 대해 800자 내외로 서술하시오.

 

 <보기>최근 인문학의 위기, 자연과학의 위기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문과생들은 경영학·법학을 선호하고 이과생들은 의학이나 공학을 우선시한다. 철학·물리학 등 기초학문은 소외된 지 오래다. 이는 단순히 기초학문의 위기가 아니라 인류의 위기와 직결된다. IT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IT 강국이라고 자부하는 우리나라에 디지털 경보가 연속해 울리고 있다. 외국으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접속한 해커에 의해 국가기관이 해킹당한 사건이나, 1000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해킹 사고는 사이버상의 안전을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주력해야 할 것이 바로 ‘기초 다지기’다.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세계적 1등 기술이 줄어드는 원인을 인문학과 자연과학 등 기초 학문의 도태에서 찾고, IT 강국을 위협하는 각종 사고를 기초다지기를 통해 해결할 필요가 있다. 건축에서 가장 부담이 큰 공사를 꼽는다면 지하 터파기 공사 같은 지하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지상 공사는 설계 시 예측한 것과 거의 다를 바 없이 진행되지만, 지하 공사는 충분한 조사와 면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으면 돌발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황중연 한국정보보호진흥원장, 전자신문 2008.7.30

 

 -김은정, ㈜엘림에듀 집필위원 / 엘림에듀 대치 직영학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