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쌍수 한전號` 혁신 통할까?

`김쌍수 한전號` 혁신 통할까?

 대통령 임명 절차가 남았지만 김쌍수 선장의 ‘혁신 한전號’가 20일 사실상 출항했다. 이명박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프로젝트의 상징인 된 김 사장 체제의 한전은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구조 개편과 시장 개혁, 업무 혁신이라는 높은 파고를 뚫고 나가야한다. 민간 영역에서 쌓아 올린 ‘혁신전도사’의 이미지가 우리나라 최대 공기업서도 통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왜’ 김쌍수인가?=한전은 이날 오전 삼성동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3배수로 추천된 사장 후보 중 김쌍수 전 LG전자 부회장을 신임 사장으로 공식 선출했다. 민간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이 한전 사장으로 선출된 것은 김 사장이 최초다.

한차례 불발 이후 두번째 공모에 김쌍수 전 LG전자 부회장이 지원하자 사실상 차기 사장으로 낙점됐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와 같은 ‘거물’이 정부와 사전 조율 없이 움직일 리가 없다는 것. 이 때문에 관심은 ‘누구’ 보다는 ‘왜’에 쏠렸다.

관가와 업계는 정부가 김쌍수 전 부회장의 ‘혁신’ 이미지를 기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새 정부 출범때 강하게 밀어붙였던 발전자회사 민영화 등이 불발로 끝난 현 시점에서 한전 내부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적임자로 꼽힌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 1998년 LG전자 리빙시스템사업본부장(부사장), 1999∼2003년 LG전자 DA사업본부장(사장/부회장)을 거치면서 LG전자 내부 혁신을 주도, LG전자를 글로벌 가전 톱클래스 기업으로 일으켜세우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삼고초려에 비할 정도로 김 사장 스카우트에 공을 들여온 정부로선 사장 임기 3년동안 전권에 가까울 정도로 김 사장의 경영권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대적인 조직 혁신과 사업 개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벌써부터 관심은 김 사장이 한전을 얼마나 바꿀수 있을지에 쏠렸다. 한전은 최대 규모의 공기업임과 동시에 공무원 사회보다 더한 ‘보수성’과 ‘폐쇄성’으로 이름이 높다. 수척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담당 과장이 전결로 처리하는 업무 형태를 고수했다. 그만큼, 민간 출신 사장에 대한 ‘저항’이 있을 수 있다.

한전 내부에는 이미 고위직을 중심으로 신임 사장의 혁신 방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가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은 김 전 부회장의 응모 당시부터 향후 혁신 및 개혁에 대해 희망적인 기대를 하는 편이었지만 고위직은 향후 한전 변화와 관련해 불안해 하는 경향이 많아 분위기가 양분된 감이 있다”고 전했다.

상반기 발전연료비 상승으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한전의 수익성 회복도 신임 사장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업계는 사실상 내정 상태였던 김 신임 사장이 이미 한전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 취임 직후부터 본격적인 실행에 옮길 것으로 관측했다. 김쌍수 신임 사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통령 임명 이후에나 얘기하자”라면서 말을 아꼈다.    

이진호·최순욱기자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