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가 침체 양상을 보이면서 미술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지난해 승승장구하던 서울옥션은 올 상반기 초라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것은 국내 미술품 거래가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대형 경매사들은 말할 것도 없이 군소 경매회사들의 실적도 쑥스러울 정도로 부진하다.
여름을 노리고 연이어 개최됐던 대규모 아트 페어 역시 실망스러운 결과에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작품이 없어 못 판다던 작가들은 어느새 미술시장에서 이름조차 찾을 수 없게 됐고, 작품 가격 자체가 형성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해외 미술품 상황도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동안 치솟았던 중국 미술품 가격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비관론도 대두되고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미술품 시장에서 오일머니 잔치를 벌이던 자원보유국 부자들도 주춤하고 있다. 올 상반기 동안 선진국 경제가 주춤하면서 미술품 컬렉터들도 지갑을 닫았다. 이런 수요 감소분을 러시아 등 자원부국 컬렉터들이 축적된 오일머니를 무기로 수요를 늘려왔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들이 하락세를 그리면서 신흥 자원국 경제도 침체양상을 보이고 있어 미술품 시장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제와 증시도 침체를 보이면서 미술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60%하락했고, 홍콩 증시도 고점 대비 40% 떨어졌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던 전문가들도 비관론으로 돌아섰다. 올림픽 이전 중국 경제에 형성된 거품이 꺼지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미술시장도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장샤오강, 쩡판즈, 웨민쥔 등 중국 블루칩 작가 작품들에 대한 거품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형수기자 goldl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