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60대 여성이 선박 건조에 열심이었던 아들 덕에 대형 선박의 스폰서가 돼 화제다.
현대중공업은 21일 열린 프랑스 CMA CGM사 선박 명명식에 이 회사 시운전부에 근무하고 있는 문지환씨(남·31)의 어머니 송춘자씨(65)가 스폰서로 나선다고 밝혔다.
선박 스폰서는 성공적인 건조를 축하하고 배의 이름을 짓는 명명식 행사의 주인공으로, 주로 선주 부인이나 딸, 선주사 고위 여성 관계자 등이 맡는 것이 관례다. 그간 간혹 여직원 및 직원 부인이 스폰서로 참여한 경우는 있지만, 직원 어머니가 현대중공업 명명식 무대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송 씨가 스폰서가 된 것은 선주사인 CMA CGM사의 요청 덕분. CMA CGM사가 문지환씨가 자사 선박 건조에 큰 노력을 기울인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며, 그가 극진히 봉양하고 있는 어머니께 명명식 스폰서를 맡기고 싶다고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씨는 1남 1녀 중 막내로, 홀어머니와 뇌성마비1급 장애를 가진 누나를 부양하며 어릴 때부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06년 1월 현대중공업에 공채로 입사한해 지금까지 30척이 넘는 선박의 전장(電裝) 부문 시운전을 담당해왔다. 전장 시운전은 선박 건조 후 3~4일 동안 근해를 항해하며 항해장비와 발전기, 배전반, 엔진 등 선박의 전기·기계장치를 검사하는 작업이다.
이날 스폰서로 초대된 송춘자씨는 “넉넉지 않은 환경에서도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아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으며, 문 씨는 “내가 만들고 어머니가 이름 붙인 배가 오대양을 누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송 씨는 공사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5,100TEU급 컨테이너선을 ‘CMA CGM 버지니아(Virginia)’로 명명했다.
최순욱기자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