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을 외면하는 까닭은?’
LG디스플레이가 미국 크리를 비롯해 ‘해외’ 업체와 중국 현지에 발광다이오드(LED) 패키징 및 백라이트유닛(BLU) 합작사를 설립하려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계열사이자 오랫동안 LED 광원을 공급해왔던 LG이노텍을 놔둔채 유독 해외 파트너만 물색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LG이노텍은 LED 사업을 차세대 신수종 사업으로 삼고,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하는 분야여서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LG디스플레이는 겉으론 “계열사 여부를 떠나 경쟁력 있고 적합한 제휴 파트너를 찾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LED 사업에는 후발 주자인 LG이노텍보다 기술력이 앞서고 중국 생산거점에 시너지 효과를 낼 파트너가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이면에 LG디스플레이의 미묘한 견제 심리도 엿보인다. LG이노텍이 비록 계열사이자 부품 협력사지만 욕심만큼 ‘통제’가 안된다는 판단 탓에 해외 제휴사에 손 내밀면서 압박 수단으로도 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LG이노텍은 중국 현지에 LED 패키징 및 BLU 공장을 짓도록 제안받았으나, 투자 부담과 사업성을 들어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G이노텍과 이미 오래전부터 (합작공장 설립을) 논의했지만 쉽게 따라오지 않으려 했다”면서 “해외 업체가 더 나을 파트너일 수도 있지만 LG이노텍에 일정 정도의 시그널을 주려는 뜻도 있다”고 전했다.
양사의 불편한 관계는 이것만이 아니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적군’인 삼성전기로부터 55인치 LCD TV용 LED BLU의 광원 모듈을 공급받은 것이 단적인 예다. LG이노텍이 아직 TV용 LED BLU 광원 모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이유지만 향후 LED 사업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강제하려는 뜻도 있었기 때문이다.
서한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