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음감의 동물이 있다?’ 중국에서 듣고 싶은 소리만 골라 듣는 개구리가 등장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과 캘리포니아 대학·중국과학원의 공동 연구팀은 중국 내륙 온천지역에 서식하는 개구리가 특정 주파수의 음을 선택적으로 청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개구리들은 마치 라디오처럼 주파수별로 원하는 음만을 듣는다. 동물이 음파를 조율해 소리를 청취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힌 이 연구결과는 7월 25일자 미 국립과학원 회보에 소개됐다.
이 내용은 가청 주파수와 초음파 주파수 범위에서 의사소통을 하는 도모타 개구리(O. tormota)의 고막을 연구해 얻은 결과다.
일반적으로 가청 주파수대의 소리 파장이 고막에 부딪히면 고막이 진동하는데 이는 개구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청각 시스템에 대한 기존의 상식과 배치되는 셈이다.
도모타 개구리는 귀의 위치부터 특이하다. 대부분의 개구리는 몸 표면에 귀가 나 있지만 이 개구리의 귀는 오목하게 들어가 있다. 앨버트 박사팀은 과거에 이 개구리가 초음파를 포함한 고주파 신호를 보내고,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매우 정확하게 의사소통을 하는 것을 보고한 바 있다.
예를 들어 암컷의 신호를 듣는 즉시 수컷은 1% 이하의 오차로 암컷에게 뛰어간다는 것이다.
또 연구팀은 유스타키오관이 열려 있을 때 개구리가 오른쪽과 왼쪽 귀를 반드시 연결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도모타 개구리는 양쪽 귀의 이러한 ‘음향결합 (acoustic coupling)’을 통해 소리에 대한 방향 감각을 민감하게 만들고 소리를 효과적으로 모은다.
유스타키오관이 닫혀 있을 때는 고막이 고주파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유스타키오관이 열려 있을 때 고막은 대부분 낮은 주파수의 음에 반응했다.
따라서 이 개구리는 특정 주파수 소리를 선택적으로 들을 수 있다. 가령 물 흐르는 소리처럼 낮은 주파수 영역의 소리가 주변에 시끄럽게 울려도 개구리들은 경쟁자나 배우자의 소리 신호를 식별할 수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