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인터넷] 취재후기- "저작권 규제에 이용자는 없었다"

 O, X 문제. ‘저작권법은 저작권자를 위한 법이 아니다’에 대한 답은. 당연히 X. 그렇다면 ‘저작권법은 저작권자만을 위한 법이 아니다’의 답은. O다.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저작권법이 만약 저작권자만을 위한 법이라면 정부가 이렇게까지 나서서 많은 네티즌을 범법자 취급하고 사이트까지 폐쇄하겠다고 난리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수 차례 개정을 거쳤지만 우리나라 저작권법에 변하지 않는 조항이 있다. 바로 제1장 1조에 명시된 선언적 규정이다. “저작권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의 향상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저작권법은 권리자들만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해 문화의 향상 발전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저작자의 권리 보호를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말은 공정 이용과 문화 향상을 위한 목적에 저작권자들이 충실해야 한다는 의미도 숨어 있다. 저작권자들의 권리보호가 곧바로 공정이용과 문화향상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저작권 시한이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작권자만을 위한 법이라면 평생, 혹은 영원히 저작권을 보장해줘야 하지만 권리 행사 기간을 50년 혹은 70년이다. 그것도 처음에는 14년에 불과했다. 특정 기간동안 보장하되 그 이후에는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고 누릴 수 있는 공공재로 환원해 그 취지를 충분히 살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의 저작권 규제를 보면 저작권자만 있고 이용자는 없는 듯하다. 저작권법의 기본 철학은 디지털 시대와 전혀 충돌이 없다. 언제나 운영의 문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