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에서도 TV 홈쇼핑의 쇼호스트처럼 머천다이저(MD)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상품기획 역할을 하는 MD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회사는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소비자는 믿고 사게 된다. 인터넷 쇼핑몰은 MD 추천 상품 전의 매출이 높아지자 MD를 육성하는 한편 MD 기획전을 잇따라 열고 있다.
◇MD 브랜드가 매출 좌우=롯데닷컴에서 소형 주방가전을 맡은 정희숙 MD는 지난 21일 오전 지난 18일부터 3일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진행한 행사 성적표를 받았다. MD 이름이 들어가지 않았던 전주에 비해 두 배 많은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롯데닷컴 측은 “MD 얼굴을 내걸었을 때와 그렇지 않은 매장의 하루 실적 차이는 대략 2∼2.5배 이상 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몰은 물건을 만질 수 없고 홈쇼핑처럼 영상으로 보지도 못하기 때문에 MD의 신뢰성이 큰 효과를 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 쇼핑몰들은 과거에는 MD 실명뿐 아니라 얼굴 사진을 걸고 MD 기획전에 나섰다.
◇기획전 봇물=디앤샵은 패션잡화·가구·레저 등 각 분야의 전문 MD를 내세운 다양한 기획전에 들어갔다. 박종복 가구 담당 MD가 추천하는 가구·인테리어 MD 추천 기획전은 500여개의 협력업체 중 가장 우수한 상품을 골라 선보이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임현동 레저 담당 MD도 자신의 얼굴을 사이트에 게시하고 제품을 판매한다.
롯데닷컴은 지난 5월부터 MD가 자신의 이름과 사진을 걸고 진행하는 ‘MD-day’ 코너를 시작했다. MD의 실명을 거론하고 단 3일간만 운영함으로써 고객은 마치 TV 홈쇼핑의 쇼호스트와 함께 쇼핑하는 느낌을 주도록 했다. 롯데닷컴에서는 ‘고윤정 MD가 준비한 올가을 신상 명품전’ ‘디카 MD 송성한이 준비한 야심찬 12선’ ‘스포츠패션 MD 이중혁의 스니커즈 기획전’ 등으로 인기를 모았다.
인터넷교보문고는 ‘MCC(MD Created Contents) 페스티벌, 책은 생활이다’를 통해 MD들이 직접 책을 홍보한다. 윤영우 컴퓨터 MD 등 담당 MD가 동영상에 출연, 책으로 할 수 있는 갖가지 일들을 재미있게 소개한다. 인터파크도 지난달 MD들의 실명을 걸고 한 ‘펀펀 세일전’을 열고 하루 3명씩 총 30명의 MD가 참여한 이벤트를 벌였다.
◇확산 일로=MD가 나서는 상품 판매는 인터넷 쇼핑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몰은 오는 10월에는 ‘MD 추천 무조건 최저가전’을 진행하며 MD를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롯데닷컴은 ‘MD-day’ 상품을 늘리는 등 정규 기획전으로 끌고갈 계획이다.
롯데닷컴은 실적이 가장 좋은 MD에게는 상금과 최고급 휴대폰을 지원하는 등 MD들을 독려해 ‘MD 브랜드’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이제관 롯데닷컴 마케팅실 팀장은 “MD들이 얼굴을 공개하면 상품 설명만 있던 기존 판매 형식보다 고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며 “MD의 책임의식과 함께 목표의식 역시 높아져 앞으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