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화점이 감성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과거의 사진인화점은 무뚝뚝한 주인이 필름 또는 파일을 건네받아 사진을 뽑아주는 ‘사진관’이었다. 이제 인화점은 고객이 직접 사진을 인화하는 ‘셀프 인화’를 도입하고 세련된 카페 인테리어를 갖춘 ‘포토카페’로 변모하고 있다. 내부에 테이블을 놓아 간단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가 하면, 아예 전문 커피숍에 숍인숍(shop-in-shop)으로 인화점이 들어간 형태도 등장했다.
◇스스로 뽑는 포토카페=한국HP는 올해 서울 신촌에 ‘HP 포토카페’ 1호점을 열었다. HP 포토카페는 주고객인 이삼십대를 겨냥해 다양한 재미 요소를 결합했다. 포토카페에서 고객은 스스로 원하는 크기·모양·배경 등을 정해 사진을 인화한다. 직접 고른 디자인으로 즉석에서 액자나 앨범을 만들 수 있으며 사진 여러 장을 하나로 붙이는 콜라주도 10분 안팎이면 완성할 수 있다.
또 포토카페라는 이름에 맞게 커피나 차를 주문해 마실 수 있다. 사진 인화를 기다리는 동안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 수도 있는 것. 이는 방문한 고객의 머무르는 시간을 늘려 추가 매출을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 한국HP는 현재 서울시내 네 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 가을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커피 마시고 사진도 뽑으세요”=한국코닥은 지난달 이탈리아의 커피 전문 브랜드 ‘피티카페’와 손잡고 신개념 포토카페를 선보였다. ‘카페 피티 앤 코닥(Caffe Pitti & Kodak)’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이 포토카페는 젊은이들이 붐비는 신촌과 명동에 자리를 잡았다.
이 포토 카페는 ‘주객(主客)’이 뒤바뀐 인화점이다. 세련된 인테리어의 에스프레소 전문점에 숍인숍 형태로 사진을 인화하고 관련 액세서리를 구매할 수 있는 ‘코닥존’을 만들었다. 따라서 사진을 현상하기 위해 인화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러 들렀다가 사진을 뽑는 이른바 주객이 바뀌는 현상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사진 인화로 올리는 매출은 전체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한국코닥 관계자는 “커피를 마시며 친구들과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바로 인화하는 고객도 있다”며 “커피숍에 사진인화점을 결합해 흥미 요소를 유발한 것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