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대표 김순택)가 차세대 에너지 사업을 집중 육성, 디스플레이를 잇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 2차전지 사업 등 기존 에너지 사업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친환경·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다.
대표 주자는 하이브리드전기차(HEV)용 배터리다. 삼성SDI는 지난 6월 세계적인 자동차 전장업체인 독일 보쉬사와 HEV용 배터리 팩 시스템의 개발·생산·판매를 위한 합작사 ‘SB 리모티브’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다음달 출범할 신설 합작사는 삼성SDI의 2차전지 기술과 보쉬의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합쳐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삼성SDI는 수원 에너지연구소 내 HEV용 배터리 시험 생산 라인에서 다양한 HEV용 배터리의 시험 생산과 개발을 진행하는 등 관련 기반 기술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SB 리모티브는 HEV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010년부터 배터리 시스템 양산을 시작한 뒤 플러그인 HEV 및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오는 2015년 이후에 연매출 16억달러, 전 세계 HEV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한다는 목표다.
삼성SDI의 또 다른 성장동력은 발전 분야다. 삼성SDI는 최근 대용량 발전용 연료전지 및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를 개발 중이다. 그간 축적해온 연료전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용량 발전용 연료전지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친환경 연료전지 발전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삼성SDI는 지난 2002년 모바일용 연료전지를 시작으로 노트북PC, PMP 등 다양한 제품에 걸쳐 소재와 시스템 기술을 확보했다. 국내외에 출원한 연료전지 관련 기술특허도 1000여건에 달한다. 최근엔 KAIST와 함께 유리나 필름에 소재를 인쇄, 건물의 유리창을 태양광 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는 마치 식물의 광합성 원리처럼 햇빛에 반응해 전기를 생산하는 유기 염료를 이용한다. 실리콘 소재 태양전지에 비해 생산 단가가 3분의 1 이하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태양광 사업의 미래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한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