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돈줄` 마른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펀드시장 자금 동향

 한국은행이 이달 초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주식시장의 자금이 속속 빠져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출이 계속돼 약세장을 지속하는 증시의 수급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25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펀드는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518억원이 줄었고 해외주식형 펀드도 이 기간 2751억원이 감소하며 전체적으로 3269억원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주식형 펀드의 자금유출이 펀드 수급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순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의 자금 순유출 518억원은 지난 4월 최고 1800억원과 비교하면 큰 규모는 아니지만 빠져나가는 자금 성격이 주식시장에서 등을 돌리는 자금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즉 이달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리면서 주요 은행권이 최고 7%가 넘는 고금리 저축성 예금을 판매하면서 증시자금이 은행권으로 몰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순유입된 자금도 머니마켓펀드(MMF)와 특정자산펀드 설정액이 각각 2748억원과 1102억원 증가하며 주식시장보다 안정자산으로 자금이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증시 자금이 MMF나 고금리 저축상품으로 이동하는 것은 당분간 증시 수급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입 금액 규모 감소도 주식시장의 수급에 부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주식형펀드는 지난 6월과 7월에 주가가 급락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하루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3주 연속 자금유출이 발생하는 해외펀드는 그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해외주식형 펀드는 지난주에도 약 2751억원이 빠져나갔는데 국내 자금이 가장 많은 중국펀드에서 1211억원이 빠져나갔다. 아직 중국펀드의 절대 환매규모가 크지 않으나 펀드시장으로의 자금흐름 약세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중국펀드에서 1211억원이 유출되면서 올림픽 이후 중국에 대한 불안감이 펀드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된 중국 증시가 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커 당분간 중국 증시로의 유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 중국 증시의 불안이 지속하면 환매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자금유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작지만 미국 등으로 투자처를 넓히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후정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가 자금 유출이 일어나긴 했지만 지난 6월 이후 2개월간 저가 매수세 유입이 지속되고 있어 1800선 이전까지 대규모 환매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이머징 마켓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서 자산의 안정적인 운용이 어려운 반면에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선진국은 상대적으로 부침이 덜하기 때문에 일정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