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위성 2호 3년째 `낮잠 중`

 연말로 예정됐던 한국 첫 소형위성발사체(KSLV-Ⅰ)의 자력발사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KAIST가 개발해 3년째 보관 중인 ‘과학기술위성 2호’가 성능 저하 우려와 유지 관리 예산 부족으로 비상이다.

 25일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2월 ‘과학기술위성 2호’의 최종 제작을 완료했으나 이 위성을 싣고 우주로 향할 ‘KSLV-Ⅰ’의 거듭된 발사 연기로 3년째 위성센터 내 청정실에서 발사 대기 중이다.

 ‘KSLV-Ⅰ’은 애초 2005년 말 쏘아질 예정이었으나 발사가 지난 2007년 말과 올해 말로 각각 두 차례 연기됐고,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내년 2분기로 세 번째 연기함에 따라 과학기술위성 2호는 제작된 지 4년 가까이 보관 상태에 들어가 있다.

 이에 따라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는 내구연한이 있는 정밀부품의 성능 저하에 극도의 신경을 쓰고 있다. 인공위성의 전력 공급 상태를 비롯한 각종 탑재체, 통신장비, 명령장비 등은 극한의 우주환경에서 통상 2년 정도 품질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만의 하나 지상보관 상태에 문제가 생긴다면 발사과정에서 자칫 통신두절 등으로 인해 태양전지판이 제대로 가동하지 않아 미아 신세가 될 수 있기 때문. 설혹 성공적으로 발사됐더라도 부품 중 한 곳이라도 이상이 생겨 제기능을 발휘할 수 없으면 수 백억원이 통째로 날아갈 수 있다.

 인공위성연구센터 측은 전체적인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해 부품의 정기적인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화학물질로 구성돼 있는 과학기술위성 2호 배터리는 발사 직전 교체가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인공위성연구센터 측은 ‘KSLV-Ⅰ’의 발사 지연으로 청정실 운영과 인공위성 성능 모니터링의 상시 관리비용만 연간 3억원에 이르는 등 지금까지 10억원 가까이 소요됐지만 추가적인 예산지원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예산 부족으로 발사 실패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에도 가입하지 못했다.

 강경인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위성연구실장은 “지상에서의 유지 관리 비용 외에도 발사 이후에 드는 운영비용 지원 계획이 전혀 없다”며 “과학기술위성 2호는 똑같은 위성이 두 기가 발사돼 발사 후 운영 비용이 1호에 비해 두 배 이상 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첫 소형위성발사체(KSLV-Ⅰ)에 실려 발사될 과학기술위성 2호는 100㎏급 저궤도 인공위성으로 복합소재 태양전지판, 듀얼헤드 별센서, 펄스형 플라즈마 추력기 등 다양한 핵심 위성기술을 갖추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