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 보안 `각별히`

무선랜 보안 `각별히`

 집에서 무선랜을 사용하는 서울 거주 A씨는 인터넷 접속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는 경험을 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겼던 A씨가 무선랜 상태를 점검해 보니 액세스포인트(AP)에 문제가 있어 옆집 AP에 자동으로 접속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

 별다른 사고는 없어 다행이었지만, 이 상황을 악용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섬뜩해졌다.

 인터넷 홈쇼핑에서 결제를 했다면 결제정보가, 아이디·패스워드를 입력해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아이디가 너무나 쉽게 새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가정에서 사용하는 무선랜에도 어느 정도의 보안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정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해 결제정보와 개인정보 등 중요 정보를 입력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특히, 이러한 일을 유도하기 위해 AP를 설치해 놓고 이곳에 접속하는 단말기에서 오고가는 정보를 빼내는 것이 가능하며, 실제로 최근 한 은행의 무선망을 해킹해 정보를 빼내다 해커들이 붙잡힌 사례도 있었다.

 가정 뿐 아니라 무선을 통해 각종 정보를 처리하는 영업점에서도 주의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가정이나 소규모 영업점에서는 각종 정보를 암호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는 것이 보안 업계의 지적이다.

 이뿐 아니라 유선랜도 무선랜 보안에서 자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자동으로 외부 AP를 접속하기도 하는 만큼 이 무선 AP를 통해 내부 시스템으로 들어가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넷시스템 심종헌 사장은 “가정에서는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음 놓고 정보를 입력하지만 네트워크에 침입하거나 스스로 다른 망에 접속해 들어가도록 유도한다면 악용의 대상이 되기 쉽다”며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도 월 정액 얼마를 내고 무선랜 보안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