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대표주 주가 하락 심상찮다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의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연중 최저치에 근접했고, 하이닉스 주가도 52주 최저가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디스플레이 대표종목인 LG디스플레이도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긴 마찬가지다.

27일 원화가치 하락에도 증시에서 LG전자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IT 수출주들이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원화가치의 하락이 수출주에는 호재가 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 원화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주의 하락이 심각하다. 이처럼 최근 IT주가 약세를 띠는 데는 환율하락이 일본, 유럽 등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상대적인 달러 강세가 주 원인이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혜를 보는 대표 수출주인 IT와 자동차가 계절적 성수기 진입을 앞두고도 수요가 살아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즉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IT주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IT경기의 지표가 되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의 7월 매출은 지난해 대비 20% 감소하면서 휴대폰, PC, 디지털카메라 등 완제품 업체의 매출 감소도 함께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IT 업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의 실적도 3분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CJ투자증권은 이와 관련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80만원에서 73만원으로 8.75% 낮췄다. 우리투자증권도 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3만4000원에서 11.8% 하향한 3만원으로 제시했다.

송명섭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D램 부문을 제외한 전 사업 부문의 부진으로 전분기 대비 46.2% 감소한 1조200억원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CJ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가 3분기 성수기 진입으로 출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무려 31.3%의 판가 하락으로 적자가 예상되고 LCD 부문도 가격 하락으로 2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67.9%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휴대폰 부문도 전분기 대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이닉스도 D램 부문 개선 가능성이 높지만 낸드 부문이 21.5%의 급격한 판가 하락과 출하량 감소로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위안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나마 원화 약세가 하반기 이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에서 국내업체의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나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원화가치 하락으로 수출 물량을 유지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 1, 2위 업체로서 세계 경기침체가 시장 지배력 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란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며 현주가가 바닥권에 근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기자 kmlee@